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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내년 하반기 EMA 허가를 얻는대로 판매법인인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통해 2020년에 유럽시장에 램시마SC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현재 규제기관과 승인 프로세스를 논의중인 만큼 유럽에 이어 미국 판매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맥주사는 의료진 관리하에 2~4시간 투여해야 하는 만큼 환자 입장에선 번거로운 반면 피하주사는 환자 혼자 접종할 수 있어 간편하다. 이로 인해 병원에서 처방받은뒤 집에서 투여할 수 있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나 평일에 병원가기가 힘든 직장인 등에게 적합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금의 정맥주사 제형의 램시마를 처방받는 환자들이 간편한 SC 제형으로 바꿀 경우 램시마는 제형 변경에 그칠뿐 추가적인 시장 확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제형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램시마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셀트리온측 입장이다. 즉 정맥주사는 일반적으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피하주사는 경증 및 병원 왕래가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이원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휴미라, 엔브렐 등 주요 오리지널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시장에서 램시마는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제형, 두가지로 출시되는 유일한 제품"이라며 "환자 상태에 따라 제형 선택 폭을 넓혀 램시마 판매 시장은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형상 장단점뿐만 아니라 국가별 생활환경 차이, 문화적 요인 등에 따라 환자들의 선호도가 달라 두가지 제형을 출시하는 듀얼 마케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측은 램시마SC가 기존 램시마의 제품 수명주기도 연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기존 레미케이드(램시마의 오리지널약)와 램시마 효능에 만족하지만 정맥주사 제형의 아쉬움 때문에 램시마를 선택하지 못했던 환자들이 신규 수요층으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SC 제형으로만 나오는 휴미라나 엔브렐 고객들도 그동안 오래된 내성으로 치료효과가 줄어들면서 같은 SC 제형의 램시마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램시마SC 임상을 주도한 유대현 한양대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장기 치료를 요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은 질병 진단 이후 일상 생활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통원의 불편함 등을 사유로 SC 제형의 치료를 선호한다"며 "자동 주사기기를 통해 간편하게 투여가 가능해 SC 처방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램시마가 SC 제형으로 나오면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들의 내원이 줄어 병원 인력과 자원을 다른 환자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등 전체적인 효용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가 돌풍을 일으키자 추가적인 시장 확대 차원에서 2016년부터 SC 제형 임상에 돌입했다. 셀트리온으로서는 같은 자가면역질환치료제로 이미 SC 제형으로 나와있는 휴미라나 엔브렐 등과 경쟁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재 램시마는 전세계 80여개국에서 판매되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로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IQVIA(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램시마의 최근 1년간 전세계 처방규모는 1조 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셀트리온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램시마 SC의 피하 투여에 대한 안전성과 약동학 평가, 유효성 평가를 위한 임상 1상과 3상을 진행해왔다. 최근 12개국 362명 류마티스 관절염(RA)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3상에서 램시마 SC 제형이 기존 주사 제형과 동등한 효력과 안전성을 갖고 있음을 최종 확인한뒤 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은 지난 10월 유럽과 미국에서 열린 의료학회에서 램시마 SC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램시마SC는 지난 20여년간 정맥주사 제형으로만 환자들에게 제공됐던 인플릭시맙 제품이 셀트리온에 의해 새로운 제형으로 거듭난 최초 사례라 주목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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