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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지금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볼보는 1980~1990년대 독일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와 함께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이끈 삼두마차다.
무엇보다 안전하면 볼보였다. 춥고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스웨덴 자동차 회사답게 단순하면서도 안전한 차를 만드는 기술로 유명해졌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안전의 대명사'가 된 볼보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러나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 독일차, 독일차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탄탄한 내구성을 내세운 일본차의 공세에 1990년대 후반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프리미엄 브랜드 2선으로 물러났다. 실용성이 강점인 왜건에서는 여전히 강자였지만 프리미엄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절치부심' 볼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가 된 SUV에 눈독 들였다. 볼보는 SUV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지난 2002년 XC90으로 SUV시장에 진출한 지 12년만인 지난 2016년 12년 풀모델체인지(완전변경)한 XC90을 시작으로 중형 SUV XC60과 콤팩트 SUV XC40을 잇따라 내놨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독일 프리미엄 SUV에 식상해진 소비자들은 볼보에 눈길을 줬다. 볼보도 축적된 안전 노하우,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감성 품질, 다양한 모델 라인업,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었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도 볼보는 'XC레인지 삼두마차'를 내세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볼보는 우수한 안전성, 5년 10만km에 달하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증 서비스, 유럽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워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소비자들도 호응했다. 볼보 XC레인저를 구매하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볼보 전체 판매실적도 증가 추세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가 집계한 올 1~10월 신규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볼보는 총 7194대의 실적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증가하면서 수입차 전체 평균인 14.4%를 웃돌았다.
연간 추이에 있어서도 볼보는 2014년 이후 5년 연속 2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판매목표인 8500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볼보코리아는 예상한다.
연령 구성비도 볼보에 호재다. 볼보차 구매자를 연령대를 살펴보면 30~40대가 48.3%에 달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 대비 높게 나왔다. 젊고 역동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또 회삿돈이 아니라 직접 돈을 지불하고 사는 개인 구매자가 많다. 개인 구매자 비율은 69.2%에 달한다. 벤츠는 58%, BMW는 64.4%다. 개인 구매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돈 쓸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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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볼보코리아] |
볼보 플래그십 세단 S90는 지난 2016년 18년 만에 부활했다. 십진법에서 가장 큰 숫자이자 완성, 절정, 부활을 뜻하는 '9'가 들어간다.
볼보 플래그십 세단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개척자다.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다음해인 1988년 진출했다. 1991~1992년에 S90의 원조인 볼보 900시리즈 중 4기통 엔진을 얹은 볼보 940의 인기에 힘입어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각진 디자인으로 남성미를 뽐내고 6기통 엔진으로 힘깨나 쓰던 볼보 960는 국내외에서 국가 정상, 요인, 기업인 등 VIP만 타는 명품 세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으로 보면 벤츠 S클래스급 대접을 받은 셈이다.
볼보 960는 1997년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볼보의 새로운 작명법에 따라 S90로 이름을 바꿨다. S90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해 등장한 후속모델인 S80에 자리를 넘겨주고 단종됐기 때문이다.
S80에서 다시 플래그십 세단 바통을 이어받은 S90는 볼보의 맏형으로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동시에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막강한 경쟁상대가 진지를 구축한 프리미엄 중형세단 시장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볼보는 이에 최신 기술을 반영한 파워트레인과 반자율주행 시스템, 편의사양을 탑재한 2019년형 S90을 선보였다.
연료효율성은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여주는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이지만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에 달하는 파워를 발산한다.
여기에 시스템과 운전자의 선호도에 따라 에코(ECO), 컴포트(Comfort), 다이내믹(Dynamic), 개인(Individual) 등 4가지 모드를 지원하는 드라이브 모드 셀럭터 및 다이내믹 섀시를 기본 장착돼 운전 재미를 항상했다.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등 볼보의 최신 반자율 주행 기술과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사각지대 정보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도 기본 탑재했다.
엔진 성능과 안전·편의 사양은 향상했지만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 모멘텀은 5930만원, 인스크립션은 6590만원으로 2018년형 모델보다 600만원 저렴해졌다.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0만km 무상 보증도 제공한다. SUV로 프리미엄 자신감을 회복한 볼보가 독일 프리미엄 세단을 향해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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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S90 제원 [자료제공=볼보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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