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신약 등 의약품 정보를 획득하는 경로로 제약사 영업맨과의 대면 만남 대신 온라인 사이트, 학회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김영란법 도입,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제도 시행 등 최근 규제 강화와 맞물려 제약회사 영업환경을 더욱 위축시킬 전망이다.
의사 전용 지식·정보 공유서비스 '인터엠디'는 301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약품에 대한 정보획득 채널'에 관한 설문조사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재까지는 제약회사 영업직원을 통해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응답한 의사가 절반 이상(52.8%, 복수응답 포함)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학회(46.5%), 동료 의사 (45.2%), 온라인 사이트(30.9%) 순이었다.
그러나 '향후 의약품 정보를 어디에서 확인하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회(56.5%)나 온라인 사이트(42.9%)를 이용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다음으로 동료 의사(40.5%), 제약회사 영업직원(38.5%)순이었다. 온라인 사이트를 선호하는 응답자 중 67%는 '제약회사와 무관한 의사포털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33%는 제약회사 학술사이트를 선택했다.
의약품 정보 획득 채널에 대한 선호 변화를 분석해보면 현재에 비해 미래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항목은 온라인 사이트다. 지금은 30.9%만 온라인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고 있지만 향후에는 이보다 12.0%포인트 높은 42.9%가 온라인 사이트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46.5% → 56.5%), 메일링서비스(5.0% → 8.6%), 병원 내 컨퍼런스(27.9% → 30.2%)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선호도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채널은 제약회사 영업직원을 통한 정보 획득(52.8% → 38.5%)이었다. 동료 의사나 오프라인 제약사 모임도 향후 정보 획득 경로로서 선호도가 하락했다.
김영란법 도입, 리베이트 처벌 강화, 올해부터 시행된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제도 등으로 제약회사 영업활동은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제도는 제약사와 의료기기 제조사가 의료진에 견본품 제공, 학회 참가비 지원, 식음료 제공 등을 할 때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제공했는지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관련 자료들은 5년 간 보관되고 보건복지부가 요구할 경우 제출할 의무가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의료진을 만나 의약품 특징과 장점을 설명하는 것인데 최근 규제 강화로 의료진이 영업사원을 만나기 꺼려하는 경우기 많다"며 "여기에 온라인 채널 선호 경향까지 더해져 회사내 영업부서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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