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따른 구강건강 관심과 잇몸 건강을 위해 40대이상 중장년층에서도 치아교정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치아교정은 주로 성장기의 소아청소년이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21일 대한치과교정학회(회장 국윤아 서울성모병원 교수)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대도시 권역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치과 교정환자를 2010년 2104명과 2017년 1782명을 연령대별로 비교 조사한 결과, 인구감소에 따라 치과 교정환자는 줄었지만, 중년이상 성인 교정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10대 이하 소아청소년 환자는 해당 연령대의 인구수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2010년 14.6%에서 2017년 20.6%로 비율상으로뿐만 아니라 실환자수가 증가했다. 이는 치아발육과 골격성장이 활발히 일어나는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예방교정과 턱성장 교정 등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증가한 데다가 출산율 감소로 인해 각 가정에서 아동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0대, 30대에서 교정환자 비율은 같은 연령대의 인구비율이 줄어드는 비율과 비교해 작아지는 비율이 크지 않아 여전히 교정에 대한 관심이 크고 30대는 인구비율이 줄어듦에도 교정환자비율이 유지되는 것은 오히려 30대에서 교정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대는 인구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적게 줄어들었음에도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교정환자비율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사회초년생 시기인 20대는 본인 소득으로 치료를 하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 교정치료비가 높은 거점병원보다는 일반 개인병원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고 SNS에 노출된 광고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요즘 늘어나는 20대 실업률 등으로 인해 20대의 교정환자 비율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0대 이상 환자도 2010년 6.8%에서 2017년 8.0%로 증가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40대 환자비율이 줄어든 서울을 포함해도 대전, 대구, 부산, 광주의 중년 교정환자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부산의 40대이상 교정환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는 기대수명 증가(기대수명 2007년 79.2세, 2016년 82.7세, 통계청 조사)로 인한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및 잇몸 건강을 위한 치아교정과 보험화된 임플란트를 심기 위한 교정 등 이른바 실버교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가 전악교정환자를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로 보철을 위한 부분교정이나 40대 이상에서 원하는 부분교정 수요는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아교정은 어릴수록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유년기나 청소년기, 늦어도 20대에는 교정치료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치아교정은 영구치가 다 난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에 하는 게 가장 좋다. 물론 성장이 끝난 20대나 40대 중년층, 60대 이후의 고령층이라고 해서 치아교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치아와 잇몸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볼 때 중장년층 교정치료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치열을 교정함으로써 잇몸질환과 치아 상실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교정 치료의 제한 사항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이는 큰 제한 사항이 아니지만 교정 치료 전의 잇몸 상태가 교정 치료의 성공에 중요하다. 잇몸이 약해져서 잇몸뼈가 내려간 경우 치아이동이 힘들 수 있고 치료 후 오히려 동요도가 증가할 수도 있어 교정치료 전 잇몸 상태 검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
대한치과교정학회 공보이사 황영철 원장은 "치아교정은 젊은 층만 필요한 것으로 인식됐지만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외모를 가꾸는 중년층이 크게 늘면서 실제 중년 환자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잇몸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목표를 설정하고 알맞은 치료장치를 선택한다면 콤플렉스의 해결과 함께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사 의의를 설명했다. 대한치과교정학회 노준 부회장은 "치아교정은 치료계획과 치료방법 등 각 개인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세심하게 선택하여 진행해야 하므로 단순한 치료 효과만을 강조한 허위과장광고나 저렴한 치료비만을 강조하는 이벤트에 현혹되지 말고 치료결과를 중요시하는 교정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올바른 교정치료를 위한 병원선택에 대해 조언했다.
부산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김성식교수는 "치열이 고르지 않으면 음식물을 씹는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충치 등 다양한 치주 질환에 걸릴 위험도 크기 때문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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