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기업의 비정상적인 소유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된 지주회사 제도가 재벌 경영승계에 악용된다는 비판이 있어 왔는데요.
실제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분석한 결과, 취지와 달리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재벌기업인 효성그룹은 지난 6월 핵심 주력사인 주식회사 효성을 지주회사 1곳과 계열사 4곳으로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계열사 4곳의 주식을 지주회사인 효성 주식과 바꿔준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효성그룹 총수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은 37.8%에서 80.5%로 대폭 오르게 됩니다.
기업들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없애기 위해 도입한 지주회사 제도가 지배구조 전환 과정에서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되는 셈입니다.
앞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SK와 LG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며 총수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 19곳을 분석했더니, 총수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은 평균 44.8%로, 36.5% 수준인 일반 대기업보다 높았습니다.
▶ 인터뷰 : 박기흥 / 공정거래위원회 지주회사과장
-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적분할, 현물출자, 자기주식 등을 이용하여 대부분이 총수일가와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각각 약 2배 이상씩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유한 지분과 행사하는 지배력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소유지배괴리도' 역시,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이 일반 대기업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보유한 지분보다 더 큰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