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선정성 달력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대형 주류업체들이 여전히 여성 나체사진이나 비키니 차림의 모델이 실린 달력을 만들어 술집이나 치킨집에 배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꼭 그래야만 술이 잘 팔리는 걸까요.
홍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손에 맥주를 들고 있는 반나체의 여성들이 달력 표지에 등장합니다.
십수 년 전에나 유행했을 법한 달력, 하지만 실제로는 하이트진로와 OB맥주의 올해 달력입니다.
이런 달력은 술집뿐만 아니라 길거리, 치킨집에서도 여전히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치킨집 사장
- "저거는 주류회사에서 주는 거죠. 매년 주는 거죠."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김아나 / 서울 논현동
- "술집에 가면 붙어 있으니까. 남성들이랑 같이 술 먹는 자리도 있는데, 이런 게 보이면 같은 여성으로서 불쾌한…."
▶ 인터뷰 : 이진희 / 서울 조원동
- "너무 선정적이잖아요, 솔직히. (달력을 만든) 그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SNS상에서는 주류회사에 대한 불매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
문제가 불거지자 하이트진로는 내년 달력을 제작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OB 측은 본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OB맥주 관계자
- "저희 쪽에서 별도로 제작하는 부분은 아닌…. 지역 지점의 예산에 따라서 제작을 해서 납품이 되는 경우가…."
소비자단체들은 주류업계의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정지연 /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여성을 상품화해서 광고하는 걸 모든 소비자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기업들의 착각…. 불편해하는 시선도 고려하는 것이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오랜 기간 여성의 신체를 앞세워 마케팅을 폈던 주류업계,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