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 정부의 합동 현장점검반이 불시 단속을 벌였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이곳의 분위기를 "호가를 6천만∼7천만원가량 내려도 매수자가 없어요." 라고 표현했습니다.
투기과열이 우려돼 정부가 직접 단속에 나선 지 두 달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지난 19일 잠실주공5단지 내 중앙상가 내 중개업소들은 대체로 한산했습니다. 상가에는 수십 개 중개업소가 몰려 있지만, 손님이 있는 곳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초 19억원을 넘어섰던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의 호가는 18억3천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인근에 있는 잠실엘스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전용 84㎡가 최고 18억3천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17억∼17억5천만원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들은 올해 여름 정부의 단속을 피해 상당 기간 '문 닫고 전화 영업'을 했었지만, 그것도 옛일이 됐습니다.
이날 상당수 중개업소 앞에는 '급매물' 전단이 붙어 있었고, 문의 전화나 방문은 매우 뜸했습니다.
현재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호가는 17억∼18억원 선으로, 9·13 대책 전보다 1억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한 중개업소에는 15억1천만원짜리 매물도 있었습니다.
은마아파트 인근의 한 중개업소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완전히 사그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워낙 손님이 없다 보니 유인성 매물도 있다"면서 "노후자금 목적으로 내놓은 매물을 제외하곤 집주인들이 기존 호가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집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9월 실거래가는 18억∼18억5천만원이었습니다.
오늘(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강남 4구의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02%로 지난주의 0.05%보다 축소됐습니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0.03%, 0.06%에서 각각 0.01%로 둔화했고 서초구는 0.04%에서 0.03%로, 강동구는 0.08%에서 0.06%로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강북지역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용산, 마포 등도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현장단속 첫 번째 타깃이었던 신계동 용산 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8월 15억원선에서 호가가 형성됐다가 최근 14억5천만원까지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5억원 매물도 나오고 있어 본격적인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전용 84㎡ 급매물이 14억3천만원에 나왔습니다.
기존 호가에서 5천만원 이상 떨어진 것이지만, 매수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지역은 호가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원구 상계동 수락파크빌 전용 84㎡는 5억원 중반대에서 후반대로 호가가 다소 올랐습니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개발 호재와 매물 부족 등으로 일부 상대적 저평가 단지의 호가가 (전주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계동 우성공인 이맹주
이 대표는 "다른 지역이 워낙 오르다 보니 이사 예정인 집주인이 집값을 다소 올려서 내놓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하지만 매수 수요가 별로 없어 거래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