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제약산업 연구비 회계기준 마련 여파로 올 상반기 국내 제약산업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작년 상반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보건산업 수출·경영·일자리 현황에 따르면 국내 110개 상장 제약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총 770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8.3%로 1.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28개 제약 벤처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총 90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제약기업의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는 등 올 상반기 금융당국의 연구비 회계기준 마련을 둘러싸고 상황이 불안하다고 여긴 제약기업들이 올 상반기 투자계획을 하반기로 대거 미뤄 연구개발비가 작년 상반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투자가 다시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 수출액은 71억달러(7조80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9% 늘고 수입액은 64억2000만달러(7조원)로 20% 이상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2016년 흑자 전환 이후 올 상반기에도 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분야별 수출액은 의약품이 22억달러로 33%, 의료기기가 17억달러로 13.3%, 화장품이 32억달러로 40.6%씩 늘어났다.
의약품 성장에는 독일, 터키, 네덜란드 등을 대상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8억2000만달러로 전체 완제의약품 수출액(14억6000만달러)의 36.8%를 차지했다. 이어 백신과 보툴리눔 톡신 제제(각 8000만달러) 순으로 비중이 컸다.
화장품은 중국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63.4%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 대상 화장품 수출은 올해 2월까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여파로 28.1% 감소했지만 대외 정치적 제재가 완화되면서 3월부터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보건산업 상장기업 매출액은 16조8000억원으로 8.2%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액이 각각 15.2%와 50.1%씩 증가했다. 의료서비스를 포함한 보건산업 일자리는 올 상반기 총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최근 5년간 보건산업 수출액이 연평균 21%씩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올 상반기에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바이오헬스 산업 성장이 가속화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