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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노후 준비 비법노트` 세션에서 "특정 시점 이후부터 이자가 지급되는 형태의 국채 발행으로 노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고득관 기자] |
11일 로버트 머튼 교수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노후 준비 비법노트' 세션에서 "급격한 노령화와 국민연금 부실 문제의 대안으로서 이자 지급 패턴이 기존 국채와 다른 셀피(SeLFIES, Standard of Living Indexed Forward-starting Income-only Securities) 채권을 제안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버트 머튼 교수는 연금 분야에서 저명한 경제학자로 '파생금융상품의 가치측정 방법론'으로 199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가 제안한 셀피 채권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한 시점부터 이자가 지급된다는 것이다. 보통의 채권은 발행 이후 3개월 또는 6개월 이후부터 이자가 지급된다. 하지만 셀피 채권은 20년, 30년, 40년 후부터 이자가 지급된다. 채권 이자가 연금처럼 사망할 때까지 지급되는 대신 만기 원금이 없다.
이 채권의 또다른 특징은 총소비량에 연동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물가연동형 국채가 발행됐지만 총소비와 연동된 채권은 없다.
머튼 교수는 "훌륭한 노후 대비는 은퇴 이후에도 은퇴 직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20년 전의 생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생애 평균의 생활 수준이 아니라 경력 마지막 순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셀피 채권의 수익률을 총소비에 연동시키면 생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 두 가지의 리스크를 모두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셀피 채권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머튼 교수는 "현재 25세인 사람이 65세 은퇴를 준비한다면 여러 종류의 셀피 채권 중에서 2058년에 이자 지급이 시작되는 채권을 조금씩 매수하면 된다"라며 "이 채권이 2058년에 연간 10달러를 이자를 지급한다고 하면 5000개를 사면 연간 이자가 5만 달러다. 굳이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5만달러의 연금 수익이 목표인데 현재 3000개의 셀피 채권을 매수했다면 목표의 60%를 달성했다는 의미"라면서 "만약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면 셀피 채권을 다시 팔면 된다"고 덧붙였다.
셀피 채권은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발행하는 국채 성격을 띄고 있다.
머튼 교수는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간단명료하고 친숙해야 빠르게 수용되고 채택될 수 있다"라며 "그리고 30년 후에 이자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는데 정부는 안정성이 가장
이어 그는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이 언제든 셀피 채권을 매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량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바로 정부"라면서 "이 정도의 장기 부채와 매칭시킬만한 장기 자산이 민간기업에는 없는데 정부는 부가가치세라는 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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