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이 필요한 근시, 원시, 난시, 사시, 약시 가운데, 시력이 발달해 완성되는 소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약시이다.
어린이 시력은 출생 후에 적당한 시(視)자극을 받으면서 발달해 생후 12개월에는 약 0.1, 2~3세에 약 0.7 정도의 시력에 도달하고 그 후 7~8세까지 발달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적절한 시 자극을 받지 못하면 눈의 구조(각막, 수정체 망막, 시신경 등)에 이상이 없어도 시력이 정상적으로 교정되지 않아 약시가 된다. 예를 들어 멀쩡한 눈을 신생아 시기에 한 달 동안 가린다고 가정하면 가린 눈은 시 자극을 받지 못해 시력발달에 방해를 받아 약시가 생긴다. 약시는 어린이 100명 중 4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안과질환으로, 시력 발달이 완성되는 10세이후에는 안경으로 교정해도 시력이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시력교정은 조기 발견과 함께 빠른 치료가 중요하지만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좋지 않는 어린이 환자의 경우 한의원에서 잘못된 생활·식습관과 함께 시력개선 훈련법으로 시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혁재 소아시한의원장은 "어린이 시력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후천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근시는 성장기 어린이들이 안구가 커지면서 시력을 지키기가 매우 불리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시력관리에 집중해야하고 시력에 도움을 주는 생활습관과 환경으로 눈 건강을 살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혁재 원장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약시, 근시, 난시 등의 시력치료를 한 어린이 95명을 병인별로 분류해본 결과, 음허 56.8%, 식적 26.3%, 노권 9.5%, 칠정 4.2%, 담음 3.2%로 나타났다"며 "음허와 식적이 어린이 시력저하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몸은 음양의 균형이 이뤄져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음기부족이나 양기부족이 되면 신체균형이 깨지면서 각종 질병이 발생하고 근시와 원시도 그런 연유로 발생한다"면서 "음기와 양기 부족이 발생하는 이유는 잘못된 생활습관과 환경으로부터 비롯된 병인(病因) 때문인데 병인의 종류는 체력에 비해 일이 많을 때 생기는 노권(勞倦), 음식을 과하게 먹는 습관이 있을 때 발생하는 식적(食積),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칠정(七情), 지나치게 진액을 소모하거나 진액을 담고 있는 신장기능을 약하게 타고나서 발생하는 음허(陰虛), 몸안의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정체해서 발생하는 담음(痰飮)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의보감에는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이는 근시 원인을 양기부족으로, 가까운 곳을 잘 안보이는 원시 원인을 음기부족으로 서술되어 있다.
소아시한의원이 제시하는 시력개선을 위한 눈근육 훈련법은 △수정체를 잡고 있는 근육 모양체와 홍채 △눈알을 잡고 있는 눈근육 △가장 밖에서 눈을 지켜주는 안륜근 등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모양체 근육훈련은 원근훈련으로 가까운 물체와 먼 곳의 물체를 5초간 초점을 맞추어 번갈아 보는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습관적으로 하면 더욱 좋은데,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모양체근육이 수축해 수정체가 통통한 모양으로 바뀌게 된다. 먼 곳을 볼 때는 모양체 근육이 이완해 수정체가 얇야진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하면 수정체가 어떠한 상을 보더라도 초점을 잘 맞출 수 있도록 해준다.
홍채근육훈련은 명암훈련이다. 눈은 밝은 곳에 있으면 부교감신경이 작동해서 홍채가 닫히고 어두운 곳에 있으면 교감신경이 작동해서 홍채가 열린다. 양 손바닥을 동그랗게 오무려서 눈을 뜬 상태에서 10초간 눈을 가린다. 그 후 30초간 눈에서 손바닥을 뗀다. 이러한 과정을 2~3회 반복한다.
눈알을 잡고 있는 눈 근육훈련은 눈알을 밖에서 붙잡고 있는 눈 근육 6개를 움직여주는 것이다. 요리조리 눈 훈련은 숫자 8을 옆으로 누운 모양 ∞ 을 큰 도화지에 그려놓고 머리를 고정한 상태에서 약 5분간 눈알만 돌려서 도형이 생긴 모양에 따라 눈을 따라가면서 훈련하는 것이다.
가장 밖에서 눈을 지켜주는 안륜근 훈련은 눈 깜박이는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훈련이다. 안륜근은 안면표정에 작용하는 중요한 근육으로 문제가 생기면 각막이 건조해지면서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안륜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눈을 깜박여 눈의 기능을 보호하는 것이다. 하루에 한번 1초간 눈 감았다가 2초간 눈을 뜨고 다시 1초간 눈을 감았다가 2초간 눈을 뜨고 하는 과정을 3분간 되풀이 한다.
한편 이혁재 원장은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병인을 연구해 한의학박사를 받았고 대한병인학회 회장과 고문을 역임했다. 이 원장은 지난 28년간 임상의로 있으면서 6만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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