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는 유업계…디저트 카페 '4파전'
매일유업 '폴 바셋' 성공 모델로 작용
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도 도전장
첫 가맹사업 진출 관심…"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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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폴 바셋 100호점 매장 전경. [사진제공=엠즈씨드] |
저출산 영향 등으로 성장이 멈춘 유업계가 디저트 카페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우유 재고를 커피나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두 주자인 매일유업의 '폴 바셋'을 따라 남양유업·서울우유협동조합·빙그레 등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디저트 카페 '밀크홀1937'을 연내 2~3개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밀크홀1937은 지난해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론칭한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다. 현재 ▲롯데마트 서초점(숍인숍) ▲분당서현점 ▲종로점 총 3개 매장이 있다.
밀크홀1937에서는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우유로 만든 밀크티와 특화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종로점의 경우 국내산 '저지우유(Jersey Milk)'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총 5개층 규모의 종로점은 상권 특성에 맞게 단체 고객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컨퍼런스룸도 갖춰 차별화를 뒀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디저트 카페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 출시하는 특화 신제품들을 고객에게 미리 선보이는 테스트 점포의 역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업체 중 디저트 시장 공략에 맨 처음 나선 곳은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2009년 디저트 카페 '폴 바셋'을 론칭하고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왔다. 현재 폴 바셋의 전국 매장 수는 95개로, 오는 2020년까지 총 200개 매장 수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폴 바셋은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폴 바셋을 운영하는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의 자회사 엠즈씨드는 지난해 7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2013년(118억원)보다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에 힘입어 매일유업은 2016년 매출 1조6347억원을 올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서울우유(1조6037억원)를 제치고 유업계 1위를 차지했다.
3위 남양유업도 2014년 디저트 카페 '백미당1964'를 열며 경쟁에 가세했다. 남양유업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에 더욱 방점을 찍었다. 인기 제품은 우유 아이스크림의 경우 남양유업이 직접 관리하는 목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원유로 가공된다. 남양유업은 현재 77개점인 백미당 매장 수를 2020년 100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빙그레도 지난해 소프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소프트 랩(Soft Lab)'을 론칭하고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 인근에 안테나숍을 열었다. 안테나숍은 브랜드 홍보를 위해 운영되는 매장이다. 빙그레는 경쟁사와 달리 직접 매장을 내기보다는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카페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유업계가 디저트 카페 시장에 진출하는 요인은 주 고객층인 유아동 인구 감소와 맞닿아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도 2000년 31kg에서 지난해 26.6kg으로 하락했다. 반면 2016년 기준 국내 디저트 외식시장 규모는 9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14% 성장한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 결과 집계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업체들의 디저트 시장 진출이 자칫 골목상권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가맹 사업으로 소규모 매장을 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주요 유업체들은
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썬 디저트 카페 시장에 진출한 유업체들이 모두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어 개인 사업자들과 상권이 겹치진 않을 것"이라며 "이미 시장을 형성해 놓은 커피 전문점들과의 경쟁이 향후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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