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 만에 인상한 바 있다. 이후 1월과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6회 연속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국내 고용지표 부진, 대외 무역 분쟁 이슈 지속 등이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수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고용 둔화가 두드러지고 생산가능 인구 감소세· 제조업 중심 구조조정· 산업별 추가고용 여력 약화 등의 여건은 임금상승 과 소비개선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은이 금리인상을 실행하기에는 명분이 충분치 않으며 오히려 핵심물가와 고용 여건만을 놓고 판단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중 82.0%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를 보면 한국 경제는 8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지마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7월 수출은 석유제품, 철강, 반도체 등이 증가하며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1∼7월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으며 7월 국내 금융시장을 보면 주가는 미중 무역갈등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6월 중 증가세로 전화했다. 7월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이 일부 반영돼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액은 3.2% 증가했다. 반면 할인점 매출액은 2.0% 줄고 소비자심리지수(CCSI) 역시 101.0으로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었다.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그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6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광공업생산도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6% 줄었다. 2분기 설비투자(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6.6% 감소했다. 6월 설비투자지수도 전월보다 5.9% 줄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금리 차는 0.75%포인트로 벌어
시장은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소수의견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인상 소수의견은 재차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소수의견은 7명의 금통위원 중 일부 위원이 기준금리 결정과 다른 견해를 피력하는 것으로 지난달에는 이일형 금통위원은 소수의견을 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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