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 인공지능 챗봇 `로사`가 본점 디저트매장을 추천해주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사회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언택트(Un-tact) 마케팅'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이 합쳐진 말로 언택트 마케팅은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마케팅 방식을 뜻한다. 인터넷상에서 자유로운 정보 공유와 즉각적인 정보 탐색이 가능해지면서 이는 오프라인 시장의 비대면 서비스 확장으로 이어졌다. 사람을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도 키오스크, VR, 챗봇 등 첨단 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구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박선웅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언택트 마케팅이 떠오르는 이유로 집단주의적 사회규범과 개인주의의 결합을 꼽았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적 사회규범 때문에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주의의 발달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언택트 마케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언택트 마케팅 활용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직원이 물건을 추천하고 판매를 권유하는 등의 기존 방식이 소비자에게 부담과 피로를 준다는 점에서 언택트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인공지능 개인 맞춤형 챗봇 '로사'를 활용해 고객이 매장 직원의 도움 없이 쇼핑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로사는 고객과의 음성 대화 및 채팅으로 자체적인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엘롯데 앱과 사이트를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6일 로사를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 종류를 확대해 소비자와의 소통 채널을 다양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강남본점 역시 직원 도움이 필요 없는 스마트 기기로 채워져 있다. 매장의 스마트 테이블 위에 상품을 올려놓으면 스크린에 필요한 정보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가상 메이크업 앱을 이용해 상품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불편한 소통' 보다 '편한 단절'을 추구하는 언택트 마케팅이 또 다른 단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언택트 기술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일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으로 IT 기술 사용이 익숙한 10~30대는 한결 더 편안하고 편리한 소비생활이 가능해졌지만, 디지털 환경에 익숙지 않은 노년 계층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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