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차 시범운영 이후 한층 진일보한 버전이다. 스스로 고객에게 접근해 대화를 건네는 것은 물론, 원하는 요리가 있으면 레시피와 재료·소스까지 상세하게 추천해준다. 단순한 행사정보나 휴점일 등을 알려주거나 상품을 설명하던 석달 전에 비해 서비스 수준이 더욱 높아졌다.
27일 이마트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이마트 성수점 수입식품 코너에서 페퍼의 2차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페퍼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페퍼는 오후 1시부터 9시 사이에 하루 세 번 쇼핑도우미로 고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1차 운영 때는 없었던 자율주행 기능과 AI 기반 대화형 '챗봇' 서비스를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페퍼에는 이마트와 서울대 바이오지능연구실이 공동 연구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됐다. 지난 4월 콘셉트 카트 '일라이'를 통해 한 차례 선보인 기술이다. AI로봇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추천 상품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는 에스코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소한 상품이 많은 수입식품 코너 등에서 고객들이 페퍼의 도움을 받아 한층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장소에서 페퍼를 운용해 서비스의 폭을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페퍼는 센서를 이용해 매장에 머무는 고객을 인지하고 쇼핑을 돕는다. 예를 들어 저녁에 파스타를 만들고 싶은 고객이 수입식품 코너를 찾으면, 페퍼가 어떤 요리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파스타 면과 생크림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신세계의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가장 많이 팔리거나 고객 평점이 가장 높은 상품을 추천하고 안내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둔 이마트의 디지털 유통 혁신도 속도를 낸다. 9월 왕십리점을 시작으로 전자가격표시기(ESL)를 연내 30개 점포에 본격 도입한다.
전자가격표시기는 과거 종이에 표시했던 상품 가격 등을 전자종이와 같은 디지털 장치를 활용해 표시하는 장비다. 중앙 서버에서 상품정보를 변경하면 무선 통신을 통해 각 매장 내 전자가격표시기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가격이 바뀔 때 마다 매장에서 종이 가격표를 출력하고 수작업으로 교체하던 과거 방식보다 효율적이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도 줄기 때문에 고객들의 쇼핑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 3월 전자가격표시기를 시범 도입한 죽전점에서는 종이 가격표 교체와 관련한 업무가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반복업무가 대폭 줄면서 고객 응대 등 기타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도 늘었다.
박창현 이마트 S-랩장은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디지털 혁신 기술을 유통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미래기술을 통해 고객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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