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지만, 이면으로는 노사 분쟁과 원가 상승 압력에 시름하고 있다.
17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는 9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무게 단위)의 일감을 따냈다. 28만CGT를 수주해 2위에 오른 중국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1~7월 누적으로 보면 전체 발주량 1519만CGT 중 한국 조선업계는 42.4%의 점유율을 차지해 중국(33%)과 일본(10.4%)을 따돌렸다. 한국의 1~7월 누적 수주량은 지난해 352만CGT에서 올해 645만CGT로 83.2% 늘었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국내 조선업체들의 영업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각각 1757억원과 10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이다.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22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긴 대우조선도 1년 전과 비교하면 규모가 65.5% 감소했다.
조선업계의 영업실적 악화는 지난 2016년의 수주 절벽과 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2016년 연간으로 222만CGT의 일감을 따내는 데 그쳤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수주량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조선업체들은 선박 건조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1~2년의 설계 과정을 거쳐 실제 조선소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실적에 반영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 2016년의 부진한 수주로 인해 일을 하지 못했지만, 조선소 설비에 대한 투자비용이나 인건비를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했기에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이에 더해 철강업계의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도 조선업계의 수익성을 짓눌렀다. 철강업계는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을 t당 5~7만원 내외씩 올렸다. 개별 기업들의 거래 가격은 공개되지 않지만, t당 7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조선 빅3 모두 노조와의 임금·단체 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유동성을 지원받고 있는 대우조선 노조의 경우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해 비난을 사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지난달 19~24일 전면파업을 벌인 데 이어 추가 파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단협 협상안으로 사측은 기본급의 20% 반납을 주장한 반면 노조 측은 기본급 7만3373원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더해 오는 25일께부터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현대중공업도 전체 2600여명의 해양공장 근로자 중 600여명만 연말까지 고용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노사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2016년부터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올해 3년치를 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크레인 전도 사고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에 사측이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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