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 팔찌 팔면서 `혈액순환·통증완화`라니…

공산품 팔찌를 팔면서 혈액 순환이나 통증 완화에 좋다고 알리는 등 의료기기 거짓·과대 광고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상반기 의료기기를 광고·판매하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사이트 6624곳을 점검한 결과 의료기기 거짓·과대 광고 1832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적발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1020건)와 비교해 80%나 늘어난 수치다. 식약처는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 사이버조사단을 발족한 바 있다.
점검 결과 위반 유형에 따른 적발 건수는 △공산품을 질병 예방·치료 효과 등을 표방해 의료기기인 것처럼 오인 광고 1164건 △의료기기 효능·효과를 허가받은 내용과 다르게 거짓·과대 광고 575건 △심의 받은 내용과 다른 광고 70건 등이다.
오인 광고의 대표적인 사례는 공산품인 팔찌를 판매하면서 '혈액 순환, 통증 완화, 면역력 강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린 것이다. 또 신발 바닥에 까는 깔창을 '족저근막염에 효과가 있다' 광고하거나 마우스피스를 '이갈이 방지' 제품처럼 표방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핀홀안경에 대해 '시력 교정, 시력 회복, 안구 건조증 치료' 등 질병을 완화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표현한 사례도 적발됐다. 안과의사회에 따르면 공산품인 핀홀안경을 착용할 경우 주변 시야를 차단해 일시적인 시력 호전 효과는 있지만 동공 확장 등 부작용이 커 오래 착용할수록 눈 조절력이 저하돼 시력 회복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기기 효능·효과를 거짓·과대 광고한 사례로는 개인용 저주파 자극기에 대해 '비만 해소, 피부미용 효과' 등 허가받지 않은 내용으로 광고한 경우도 있었다. 개인용 저주파 자극기는 근육통을 완화하거나 진통 또는 근위축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신경·근자극 장치여서 비만 해소나 피부미용과는 실질적으로 무관하다.
음압 등 물리적 에너지를 인체에 가해 음핵·해면체 등 성기 내에 혈액 유입 장애를 개선시키는 음경 확대기(성기동맥 혈류충전기)를 '전립선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식으로 과장 광고한 사례도 적발됐다. 비뇨기과의사회에 따르면 음경 확대기는 발기를 유발하는 제품으로 음경 확대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으며 장시간 사용 시 피부 괴사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사용 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들이 의료기기 거짓·과대 광고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광고매체 광고 담당자와 의료기기업체를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