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의사를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서비스 관련 불만을 제기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들이 간호사에 비해 의사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17년 7~11월 5개월간 환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한 '의료 서비스 환자 경험' 평가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상급종합병원이나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등 총 92개 대형 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했던 만 19세 이상 성인 1만4970명이다.
이들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종합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3.9점으로 나타났다. 평가 항목은 간호사와 의사에 대한 서비스, 투약·치료 과정, 병원 환경, 환자권리 보장(이상 입원 경험), 전반적 평가 등 총 6개이며 여기서 다시 환자에 대한 존중·예의,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 등 세부 항목 21개가 마련됐다.
일단 간호사 서비스 영역에 대한 만족도 점수가 88.8점으로 6개 영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입원 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존중·예의 부문이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89.9점을 얻었다. 간호사의 환자 얘기 경청 부문 점수도 89.3점으로 높았다.
하지만 의사 서비스 점수는 82.3점으로 투약·치료과정에 대한 만족도 점수와 함께 6개 영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사 서비스의 세부 항목 가운데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 부문 점수는 74.6점, 회진시간 관련 정보제공 점수는 77점으로 저조하게 나타났다.
투약·치료과정에서도 투약·검사·처치 관련 부작용을 설명하는 점(81.6점)이나 질환에 대한 위로와 공감 부문(78.2점)에 대해선 환자들의 상대적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청결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병원 환경 부문 점수는 84.1점으로 나타난 반면 환자권리 보장에 대한 점수는 82.8점으로 다소 낮았다. 특히 환자권리 보장 영역에서 치료에 대한 불만 제기 용이성을 평가한 점수는 73점으로 전체 21개 세부 조사 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6개 영역에 대한 병원별 점수도 공개됐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존중·예의, 경청)나 환자와의 소통 등 의사 서비스가 가장 높은 상위 5개 병원은 중앙대병원(89.9점), 강동경희대의대병원(88.97점), 경산중앙병원(87.53점), 인천국제성모병원(86.74점), 울산대병원(86.61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사 서비스 꼴찌를 기록한 곳은 서울시보라매병원(76.17점)이었다. 뒤이어 한림대성심병원(76.19점), 인제대일산백병원(76.31점), 건양대병원(76.78점), 인천길병원(76.83점), 서울대병원(77.14점), 목포한국병원(77.93점), 부산대병원(77.97점), 동국대일산불교병원(78.77점), 한양대구리병원(79.03점) 등이 의사 서비스 하위 10권을 형성했다. 특히 국내 5대 대형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이 유일하게 하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간호사 서비스가 높은 상위 5개 병원은 중앙대병원(93.75점), 인하대의대부속병원(93.23점), 울산대병원(92.65점), 강동경희대의대병원(92.41점), 인천국제성모병원(92.38점)이며 하위 5곳은 부산시의료원(81.81점), 한양대구리병원(82.12점), 건양대병원(82.47점), 목포한국병원(82.79점), 한림대성심병원(82.85점)이다. 전반적인 입원 경험을 평가하는 전반적 평가 영역에서는 중앙대병원이 1위(91.06점)를 차지했다. 중앙대병원은 의사·간호사 서비스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
심평원은 평가 대상인 상급종합병원과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5개소 가운데 이번 92곳(다른 의료기관과 환자구성 차이가 심한 보훈병원 3곳 제외)에 대한 환자들의 서비스 평가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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