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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려기념재단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봉사자들이 라오스 수재민들에게 보낼 구호물품을 싣고 정리하고 있다. |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일 생활필수품 약 8,000점을 라오스대사관에 전달하기로 하고 물품을 직접 운반했다. 특히 방학중인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봉사자 20여명이 숨이 막히는 40도의 무더위 속에서 물품상자를 운반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봉사자들은 뙤약볕 아래서 2시간넘게 물품을 나르고 정리했지만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평소 무료 의료봉사로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곳곳을 누비며 체득한 '장기려박사기념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 봉사정신과 희생을 '생활필수품'으로 조금이나마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봉사자들은 소중한 물품들이 수재(水災)로 안락한 집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수재민들이 요긴하게 쓰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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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려기념재단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봉사자들이 라오스 수재민들에게 보낼 물품을 주한 라오스대사관에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블루크로스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살다간 고 장기려 박사(1911년 8월~1995년 12월)를 기념해 1997년 사회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의료봉사단체이다. 장기려 박사는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나 경성의학전문학교(현 서울대의대)를 졸업한 뒤 한 평생을 무료진료와 사회봉사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그는 서울대의대, 부산대의대, 가톨릭의대 교수를 역임하며 국내 최초로 '간부분 절제수술'을 실시해 한국 간외과학의 전설로 회자된다. 그는 당대 최고의 명의로 이름을 날렸지만 자신을 위한 집 한칸 마련하지 않고 병원 옥탑방에서 평생을 살며 인술을 실천한 청빈한 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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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장기려박사의 손자인 장여구 교수가 주한 라오스대사에게 수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
청십자의료보험으로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이 확대될 때까지
장기려 박사에 이어 손자 장여구 인제대백병원 외과 교수, 증손자 장지인(중앙대의대 재학)씨가 유지를 받들어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 박사의 아들 장가용씨도 서울대의대(해부학·2009년 작고)교수를 역임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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