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절벽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가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 요구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처지에 놓였다.
6일 철강·조선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은 올해 하반기 조선 빅3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기존보다 t당 5~7만원 인상하는 데 성공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후판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은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후판 가격 인상으로 지난 2016년의 수주절벽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추가로 부담이 늘게 됐다. 조선업체들은 선박 건조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1~2년동안 설계 과정을 거친 뒤 조선소에서 후판을 자르면서부터 실적에 반영시키기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조선업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누적으로 각각 6417억원과 73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일감 부족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에 더해 강재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미리 적립금을 쌓은 결과다.
이에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달 철강업계에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 값을 t당 5만원씩 올리면 약 3000억원의 비용부담이 늘게 된다고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선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후판을 공급해와서다.
개별 기업간 거래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철강업계는 지난해 조선업계에 후판을 공급하면서 t당 60만원 정도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0만원을 올려 현재 가격은 t당 70만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내수 시장에서 후판 가격은 t당 4470위안(약 73만원)이다.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조선 3사에 납품하는 후판 수요를 봤을 때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후판라인을 풀가동 함에도 100%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에는 지난해 수주한 물량이 조선소에서 건조될 예정이기에 후판 수요는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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