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투자와 성과, 도입의약품이 지난 2분기 제약업체들의 실적 희비를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시장성 높은 도입의약품으로 매출 규모를 확대시켰고, 동아에스티는 2건의 기술수출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반면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R&D 투자 확대 영향으로 이익이 줄었다.
1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지난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3.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9% 증가한 15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이뤄진 기술수출에 따른 수익이 인식된 덕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초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 퇴행성신경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DA-9803의 기술을 양도하고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DA-9801을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분기 동아에스티가 수령한 기술료와 뉴로보의 지분평가액은 1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먼저 R&D 성과를 냈던 한미약품은 지난 2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연결 기준 매출은 241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7.4% 감소했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R&D 비용을 자산화하지 않고 비용처리하기로 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석했다. 한미약품이 지난 2분기 지출한 R&D 투자비는 485억원으로 매출의 20.1%에 달한다. 자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C녹십자도 R&D 성과가 미뤄지면서 지난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외 백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면역결핍치료제(IVIG)의 미국 판매 허가가 1년 가까이 지연돼 연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1.5% 감소한 133억원에 그쳤다.
다만 지연됐던 IVIG의 미국 판매 허가가 이뤄지면 백신 시장의 경쟁 격화로 줄어든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C녹십자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한 보완자료를 모두 제출했다며 다음달 말까지 미국 시판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 매출 규모 1위인 유한양행도 R&D 분야에서 수익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로부터 2억1800만달러를 받고 퇴행성디스크 치료 신약 후보물질 YH14618을 기술이전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특히 임상 2b상을 마친 뒤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2016년 10월 개발을 중단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는 점에서 깜짝 호재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은 지난 2분기 별도기준 38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도입한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와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가 복제약 진입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성장세를 유지한 덕이다.
올해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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