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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연구팀과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융합연구를 통해 인간 교모세포종이 암이 존재하지 않는 뇌실하영역(뇌실밑부분)에서 시작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1.577) 최신호에 게재됐다.
교모세포종은 뇌에 발생하는 악성뇌종양 중 가장 흔한 뇌종양이다. 교모세포종은 뇌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과 뇌신경마비, 언어장애, 성격변화, 정신기능이상 등 뇌조직의 파괴로 인한 기능이상과 뇌의 이상 자극에 따른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교모세포종은 수술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표준치료로 수술 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병행하지만 예후가 좋지 않다.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정밀암치료 접근법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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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인 단일세포 시퀀싱을 통해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 종양유발 돌연변이 세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단일세포 시퀀싱은 세포위치에 대한 공간정보를 제공해 적은 세포수로도 분석이 가능한 분석기법이다.
환자에서 밝힌 교모세포종 발생기전을 동물모델로 검증한 결과도 동일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자 편집 동물모델을 통해 뇌실하영역에 발생시킨 종양유발 돌연변이 세포(P53, PTEN, EGFR)가 뇌실하영역을 떠나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모세포종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발암과정을 불꽃놀이에 비유해 설명했다. 화려한 불꽃놀이의 불꽃 하나 하나를 암세포라 생각할 수 있고, 이 불꽃의 시작이 불꽃포에서 시작됐듯, 교모세포종 암세포의 시작이 뇌실하영역에서 시작되는 돌연변이이고 이 세포가 이동하여 뇌의 다른 부분에서 암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동안 암 조직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암 연구가 암의 기원이 되는 조직으로 전환되면서 교모세포종 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 대해서도 치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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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의 발생이 암이 존재하는 부위가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뇌실하영역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비유한 그림. 불꽃놀이의 불꽃 하나하나가 무수히 셀 수 없는 암세포 클론이라면, 그 근원이 불꽃을 발사하는 대포에서 시작됨을 비유해 전체 연구 결과를 묘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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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 서경배 과학재단, 보건복지부 세계선도 과학자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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