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탈리아 연구진이 화성 궤도선인 마스익스프레스를 이용해 관찰한 화성 남극 지역. 이 지역에서 관찰된 레이다 신호에 따르면 지표면 아래 호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 사이언스] |
이탈리아 우주물리학연구소와 파도다대 등 공동 연구진은 '레이다'를 이용해 화성 극지방을 관찰한 결과 화성의 지표 아래 거대한 호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5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마스익스프레스'에 설치된 레이다 장비인 '마르시스(MARSIS)'를 이용해 화성 극지방을 관찰했다. 마스익스프레스는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우주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화성 궤도선으로 2003년 6월 발사됐다. 같은 해 12월 25일 화성 상공 270여km 상공 궤도에 안착한 뒤 10년 넘게 화성 궤도를 돌며 6개의 카메라와 레이다 분광계 등을 활용, 화성 표면을 관찰하고 있다. 2004년에는 화성의 남극에서 얼음을 촬영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마스익스프레스에 탑재된 마르시스는 레이다를 화성 지표를 향해 쏜 뒤 반사되는 정도를 측정하거나 퍼져나가는 각도 등을 분석함으로써 레이다가 닿은 지역의 성분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2012년 5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화성의 남극에 위치한 '남극고원(Planum Australe)' 지역의 빙하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29개의 레이다 샘플을 얻은 뒤 레이다 신호가 급격하게 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도를 그려나갔다. 이 지역은 지표면 아래 1.5km까지 이어졌으며 길이는 20km에 달했다. 이 지역에서 분석한 레이다 샘플은 마치 지구의 남극과 그린랜드 빙하 아래 액체 상태의 호수가 있는 지역에서 검출되는 레이다 신호와 같았다. 연구진은 "화성의 이 지역에는 빙하 아래 호수가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비록 이 지역의 온도는 순수한 물의 어는점보다 낮다. 연구진은 "쌓여있는 얼음의 압력이 어는점을 낮춰 지구와 마찬가지로 빙하 밑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지표면에 여전히 물이 흐르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화성 표면에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가 추운 겨울이 되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이같은 지형을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한다. 이는 소금물이 흐르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순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