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KTX의 꽃으로 불렸던 여승무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12년 2개월 동안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해고부터 복직 합의까지 차민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2004년 KTX 개통과 함께 지상의 스튜어디스로 불리며 주목받았던 KTX 여승무원들.
하지만 계약기간 2년이 지나자 회사 측은 정규직 전환 대신 자회사로 옮기라고 제안했고 이를 거부한 280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해고 무효 소송도 제기해, 2010년 8월 1심 법원은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 인터뷰 : 오미선 / 해고 승무원 (2010년 8월)
- "좋은 판결 나서 정말 기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을 것 같고요."
2심에서도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기쁨도 잠시.
2015년 대법원이 1,2심 판결을 뒤집고 해고를 확정했습니다.
이 판결로 승무원들은 1심 승소 후 회사 측에서 받은 임금에 이자까지 1억 원 넘게 내야 할 처지가 됐고, 이를 비관한 한 승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도 발생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법원행정처가 2015년 작성한 재판거래 의혹 문건에 KTX 승무원 판결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분위기가 급반전됐습니다.
해고 승무원들은 10여 년 만에 다시 천막을 치고 복직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달 들어 코레일 노사가 본격적으로 교섭에 들어가, 마침내 정규직 복직이 확정되며 이들의 눈물겨운 투쟁도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해고된 지 4,447일 만입니다.
"이제 당당히 얘기할 수 있어 좋아요."
MBN뉴스 차민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