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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켄 시걸 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상의] |
시걸 전 디렉터는 이날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용이 더 들고 더 오래 걸리더라도 사용자경험(UX)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한다면 높은 충성도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제품의 경우에도 사용자 경험 위주(UX Driven)로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는 무엇보다 고객경험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며 "이러한 방향을 정했을 때 현실과 타협하는 핑계를 절대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 스티브 잡스가 특별했던 점"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면서는 "삼성이 기술에 기반했다면, 애플은 좀 더 인간중심적"이라며 "삼성이 하드웨어에 주력했다면 애플은 제품을 통해 어떻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감성과 생태계에 주목 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삼성전자에서 영입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삼성 측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부터 영입제안 전화도 받았다"면서 "삼성은 본사가 서울에 있어서 근무가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의 혁신이 멈춘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애플이 하고 있는 몇개의 일들은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잡스는 애플에서 절대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가 남긴 가치가 남아있고, 유능한 인재들도 있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굉장히 성숙해 있고, 다른 플랫폼에서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걸 전 디렉터는 "애플은 단 한번도 세상에 '최초의 제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맥킨토시, 아이패드 사례처럼 애플은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가 이후 새로운 요소들을 조합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애플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타제품을 연구했고 수년 뒤에 (전기차가) 나올 지도 모른다"며 "애플의 성공은 최초로 제품 카테고리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걸 전 디렉터는 스티브 잡스와 함께 17년간 애플의 광고와 마케팅을 이끌며 애플의 'i' 시리즈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잡스의 몇 안되는 친구로도 유명하다. 애플 뿐 아니라 넥스트, 인텔, 델, IBM, BMW 등 유명 기업의 광고와 마케팅을 맡기도 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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