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게티 토마토 [사진 제공 = 농심] |
농심은 9일 서울 종로구 라그릴리아 광화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면을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으로 만든 스파게티 토마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독자적인 제면기술로 실제 스파게티의 주재료인 '듀럼밀'을 이용해 면을 뽑아내 스파게티 고유의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 중 가장 단단하고 입자가 굵어 익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심은 면 가운데 얇은 구멍을 뚫는 중공면(中空麵) 제조 기술로 스파게티 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면 중앙에 난 구멍이 면의 표면적을 1.5배 이상 넓혀 구멍 사이로 뜨거운 물과 소스가 스며들어 면 익는 시간을 줄인 데다 맛까지 좋아졌다.
농심은 지난 2010년 중공면 제조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길쭉한 스파게티면을 용기에 담는 기술은 농심이 지난 2008년 둥지냉면을 출시하며 처음 개발한 네스팅(Nesting) 공법이 쓰였다. 갓 뽑아져 나온 면을 뜨거운 바람이 새 둥지 모양으로 돌려서 말리는 농심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김종준 농심 마케팅 실장은 "최근 가정간편식(HMR)과 간편대용식(CMR) 등 각종 간편 식품이 주목 받는 가운데 농심만의 제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으로 면 간편식 제품과 경쟁하며 정체된 라면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스는 가장 대중적인 토마토 소스를 선택했다. 농심은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는 스프 제조기술을 활용해 토마토 분말스프를 만들고, 올리브풍미유를 넣어 프라이팬에서 갓 조리한 스파게티의 맛과 향을 살렸다.
또 용기면 형태로 만들어 보관과 조리가 간편하고 타 간편식 제품에 비해 가성비가 높다. 스파게티 토마토 가격은 1600원이다.
김 실장은 "기존 간편식은 1인 가구나 주부 등이 주된 타깃이지만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는 높은 가성비로 1020세대 소비자까지 품을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라면시장은 다양한 간편식 제품으로 정체돼 있는 반면, '건면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해 국내 건면시장 규모는 1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성장했다. 전체 라면시장에선 아직 5%의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칼로리가 낮고 담백해 타 라면 제품군과 달리 성장세에 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냉면과 쌀국수, 육개장 등 실제 요리에 가까운 고품질의 국내 건면 제품이 다수 출시돼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것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농심은 지난해 건면제품으로 55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07년 건면 전용 생산공장인 녹산공장 가동을 시작해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건면새우탕 ▲스파게티 토마토 등을 제조한다. 농심은 오는 2020년까지 지금의 2배 수준인 1000억원대로 건면제품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실장은 "스파게티 토마토와 같이 차별화된 건면제품이 건면시장의 확대는 물론 전체 라면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독자적인 건면기술로 스파게티 뿐 아니라 세계인이 즐겨먹는 다양한 면요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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