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경제부처 수장인 강만수 장관도 인적쇄신 대상으로 집중 거론되면서 기획재정부는 매우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강 장관이 왜 교체 대상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는지 라호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강만수 장관은 IMF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차관을 지내다 물러난 뒤 10년만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재정부 간부들은 취임초 강 장관에 대해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전혀 녹슬지 않았다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던 터라 강 장관은 실세장관으로서 강한 자신감을 갖고 각종 경제정책을 펴나갔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시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이어졌고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가불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잇따른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인 것인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가 보다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물가급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습니다.
인터뷰 : 강만수 / 기획재정부 장관 - "서민들에게 과연 어느 선택이 좋으냐..일자리를 잃는 것이 좋으냐, 물가가 올라간다 해도 일자리를 얻는 것이 좋으냐에 대한 선택의 문제이지 모두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강만수 장관의 지나친 자신감은 관련 부처나 다른 경제주체들과의 마찰도 가져왔습니다.
금융위원회와의 메가뱅크 논란이나 금리를 둘러싼 한국은행과의 갈등은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했습니다.
은행을 지칭한 사실상의 사기꾼 발언은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로인해 금융권에서는 강만수 장관에 대해 개발연대식 인물이라며 대체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 금융권 관계자 - "시장원리에 맡기는 그런 자율성을 보장하기 보다는 아직도 정부가 시장을 손에 쥐고 좌지우지 하려는 권위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강만수 장관에 대한 비판은 내부에서도 적지 않습니다.
장관이 세심한 부분까지 일일이 간섭하는가하면 모든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다보니 담당 국장들은 소신
쉼없이 달려온 100여일. 교체대상에 오르내리며 강 장관은 최대 시련을 맞고 있습니다.
라호일 / 기자 - "경질 여부를 떠나 이젠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라호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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