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있으면 췌장암 발생위험 2배 증가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두 배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당뇨병 치료제 중 설폰유리아·인슐린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 반해 메트포민·티아졸리딘디온·DPP-4억제제는 췌장암 발생위험을 오히려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서지아 교수팀이 2015년까지 국가암등록사업에 참여한 췌장암 환자 8589명을 대상으로 당뇨병과 췌장암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 397만9394명 중 5673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지만(발생률 0.36%), 당뇨병 환자는 96만6492명 중 2916명이 췌장암에 걸렸다(발생률 0.78%). 당뇨병 환자의 췌장암 발생률이 일반인의 두배 이상 높은 셈이다.
당뇨병 치료제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췌장암 발생률에 영향을 미쳤다. 메트포민·티아졸리딘디온·DPP-4억제제 계통의 당뇨병 치료제는 장래의 췌장암 발생위험을 각각 14%·18%·43% 낮췄다. 설폰유리아·인슐린은 반대로 췌장암 발생위험을 각각 1.7배·2.9배 높였다(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 대비).
이 연구결과(췌장암 발생 위험에서 당뇨병과 당뇨병 치료제의 영향: 한국 전체의 인구 기반 연구)는 권위있는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메트포민과 티아졸리딘디온, 메트포민과 DPP-4억제제를 함께 복용 중인 환자의 췌장암 발생위험은 메트포민만 단독으로 복용 중인 환자보다 더 낮아졌다"며 "당뇨병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만 치료제를 바꾸면 췌장암 발생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국립암연구소 저널' 최근호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당뇨병 진단 후 3년 이내 췌장암 진단을 받을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3배 높았다. 라틴계 아메리카인의 경우 4배였다. 고령이면서 최근 1년 내에 당뇨병이 생긴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의료계는 조언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