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와 BMW 등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체와 주요 경제단체도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세 조사를 서둘러 마치려는 움직임을 보여 이미 관세 부과로 가닥이 잡힌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1일)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도요타, BMW, GM, 현대·기아차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관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들은 공통으로 자사의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관세가 미국 경제와 소비자에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도요타 미국법인은 대부분 미국 시민인 3만7천명의 자사 근로자와 미국 내 협력사에 고용된 26만7천명, 도요타와 렉서스 딜러십에서 일하는 10만명을 대변해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요타는 켄터키주에서 생산하는 캠리 승용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30%를 수입한다며 25% 관세를 부과하면 캠리 가격이 1천800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BMW는 독일, 캐나다, 멕시코, 일본, 한국 등 자동차 수출국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원칙과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에서 3만6천285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70% 이상(2017년 27만2천346대)을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 혼다, 닛산, 도요타 등을 대표하는 세계자동차제조사협회(Association of Global Automakers)는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수입이 아니라 232조 관세 부과 가능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협회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며 "보호무역주의적인 관세 부과로 수입을 제한할 국가 안보적 또는 경제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12개사가 가입한 자동차제조업연맹(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은 25%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차 한 대당 소비자 부담이 평균 5천800달러 증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자동차 생산 감소로 1∼3년 동안 19만5천명이 일자리를 잃고 다른 국가들이 보복에 나서면 일자리 감소가 62만4천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도 관세가 비용 증가와 판매 감소, 경쟁력 약화,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미국상공회의소도 "정부가 보호하겠다는 자동차산업에 오히려 충격적인 피해를 주고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할 위협이 있다"며 관세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관세를 지지하는 것은 소수입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자동차산업의 민간 기술이 군사 용도로도 사용되는 점을 강조하고서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경제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232조 조사에 따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UAW는 2차대전 당시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이 지프, 탱크, 폭격기 등을 생산하는 '민주주의의 병기창'으로 탈바꿈한 역사를 언급하고서 "이런 행동이 다시 필요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필요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번 232조 조사가 3∼4주 이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는 7월 19∼20일에 열리는 상무부 공청회를 마치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관세를 국내외 반대를 무시하고 강행한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철강과 달리 캐나다, 일본, 멕시코, 독일, 한국 5개국이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액의 80% 이상을 차지해 일부 국가만 제외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