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오징어 추출물로 `나노 종이` 만들어

국내 연구진이 오징어와 누에고치 추출물로 전자기기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쓰이는 '나노 종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진정호 울산대 교수, 배병수 카이스트(KAIST) 교수, 박장웅 울산과기원(UNIST) 교수 연구팀은 오징어 연골 구성 물질인 키틴 나노섬유와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 단백질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나노 종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나노 종이는 일반 종이와 달리 나노미터 직경의 나노 섬유로 만들어져 투명하면서도 강도가 뛰어나 디스플레이나 휘어지는 소자의 기판 재료로 각광 받고 있는 소재이다. 연구팀은 게와 새우 같은 해양 갑각류나 잠자리 날개 등 곤충의 각피에서 키틴 나노섬유와 실크 단백질 조합이 발견된다는 점을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이 제조에 성공한 나노 종이는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로 만들어 생체 친화적이고 재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사용되는 고성능 합성 플라스틱과 유사한 수준의 강도와 유리 수준이 투명도를 갖지만 천연 물질로 만들기 때문에 환경오염 우려도 적다.
연구를 주도한 진정호 울산대 교수는 "합성 플라스틱 중 가장 물성이 우수한 투명 폴리이미드(clear polyimide)와 유사한 강성을 나타내고, 투명도도 유리와 비슷할 정도로 우수하면서도 지구상에서 풍부한 천연 고분자 물질을 이용한 생체 친화성 소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소재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6월13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