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이 잦은 소화성 궤양과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이하 PPI)'를 1년이상 장기복용할 경우 골절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 이하 NECA)은 2006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0년동안 국내에서 소화성 궤양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선별하고 50세이상 환자 약 240만명을 대상으로 PPI의 사용과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 여부를 파악한 결과, PPI를 30일미만 복용한 환자는 전혀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골절 위험이 8% 정도 높아졌으나 60일 이상 90일 미만은 11%, 180일 이상 1년 미만은 18%, 1년이상은 42%나 골절위험이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또한 골절이 발생한 환자들은 골절 발생 전, 1년 이내에 PPI를 복용할 확률이 30%나 더 높았다.
PPI는 국내에서 오메프라졸(omeprazole) 등 8개 성분이 시판되고 있는데, 해당 약물이 작용기전상 칼슘 흡수를 방해하여 골절을 증가시킨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연구보고서들이 해외에서 발표돼 왔다.
NECA는 특히 연령이 높은 환자의 경우 PPI 복용때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한번이라도 PPI를 복용한 50대 환자는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골절발생 위험이 9% 증가했고 60대는 10%, 70대와 80대는 각각 13%,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장기 복용한 환자의 연령대별 골절 위험 차이는 더 컸다. 골절발생 확률이 50대는 54%, 80대 이상은 78%로 연령이 높을수록 장기 복용에 따른 골절 위험이 함께 증가했다.
산과다 분비로 인한 속쓰림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고된 PPI는 소화성 궤양 및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소화성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해마다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연구 결과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소화성 궤양 및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약 3500만명으로 집계되어 국민들의 상당수가 해당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치료제 사용량도 함께 증가했다. 그 중 PPI는 전체 소화성 궤양 치료제 중 약품비 비중이 2006년 22%(910억원)였으나 2011년에는 32%(2,660억 원)로 급속히 증가해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
연구책임자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는 "의료진은 PPI 처방시 반드시 환자의 누적 복용 기간을 확인하고, 복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처방을 지속할지 주의 깊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특히 골절위험이 높은 고령 및 골다공증 환자와 여러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에게는 PPI 장기 복용의 위험성을 알리고, 골절예방과 골다공증 관리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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