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통풍'이 최근 20~30대 젊은 층으로 확대되며 치료제 시장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통풍치료제 시장 규모는 3조원으로 연평균 15%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9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극심한 통증'으로 잘 알려진 통풍은 인체 대사 후 남아있는 단백질 찌꺼기인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요산염 결정이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들러붙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중년 남성들에게 주로 나타났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특히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치맥' 열풍으로 최근 20~30대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새 20대와 30대 남성 통풍환자는 각각 82%, 66% 급증했다.
통풍 환자의 90%는 '배출저하형'이다. 요산이 몸속에서 만들어지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어야 하는데 일부가 체내 남아 관절 부위에 쌓이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나머지 10%는 요산이 일반인보다 많이 생성되는 '과다생성형'이다.
과다생성형 통풍 치료에는 효과적인 약들이 출시돼있지만 배출저하형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당국 허가를 받아 출시된 약들도 안전성 문제가 있어 활발히 처방되지 않는다.
통풍 환자 90% 이상이 사용하는 '알로푸리놀'의 경우 특정 유전자가 있는 환자가 복용하면 전신 발진, 물집, 피부 발진 같은 중증 피부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 피부이상반응은 박리, 내부 장기손상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사망률도 무려 8.03%나 된다.
10% 내외가 사용하는 '페북소스타트'는 알로푸리놀보다 40배 이상 비싼 신약으로 심장질환을 함께 앓는 통풍 환자들이 사용하면 사망 위험을 34%나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통풍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인식,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약 '주람픽'을 개발해 지난 2015년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급성 신부전 등의 위험으로 저용량으로만 처방될 뿐만 아니라 다른 치료제와 병용하는 방식으로만 환자에 투여할 수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아직 시판허가를 받지 못했다.
일본 후지약품은 신약 후보물질 'FYU-981'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0명 환자를 대상으로 14주간 약을 투여해 통풍과 고요산혈증 치료효과를 증명하는 임상시험으로 올해 9월 최종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내 JW중외제약도 통풍 치료제 개발을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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