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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에 있는 다양한 소개팅 앱. [사진 = 구글 플레이 캡쳐] |
2030 세대에서 스마트폰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은 어느새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시간과 비용적으로 큰 투자를 하지 않고도 마음에 드는 이성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학력, 거주지, 경제력 등에 따라 가입자에 제한을 두는 '스펙형' 소개팅 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소개팅 앱 '골드스푼'은 서울 강남3구에 거주하는 전문직이나 연소득 7000만원 이상의 남성만을 회원으로 받고 있다. 여성의 경우 프로필 사진에서 높은 점수를 받거나 전문직, 대기업 종사자에게만 가입을 허락한다. 가입 회원은 3000명 내외로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결혼 상대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 만족도가 높다. 학력으로 가입자를 거르는 '스카이 피플', '스누매치' 등도 각각 가입자 수가 15만 명, 2만 명에 이르며 인기몰이 중이다.
매경닷컴 여성 기자가 12일 직접 한 스펙형 소개팅 앱에 가입을 시도해봤다.
앱을 다운로드 받자 초기 화면에 '남성은 서울대·고려대(서울)·연세대(서울)·카이스트·포스텍·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서울)·전국 의/치/한의대·로스쿨·약대·해외대학·경찰대·사관학교 등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20~43세'라는 가입 자격 안내 문구가 떴다.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남성 회원은 가입이 유보됐다. 반면 여성 회원에 대해서는 '학교 및 직장 인증을 하지 않아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구체적으로 거주 지역과 키, 본인의 체형, 직업 및 커리어 등 프로필을 작성하고 짧은 자기소개 글을 적자 간단한 심사를 거쳐 가입이 완료됐다. 앱을 실행하니 기자가 원하는 직업, 지역, 스타일 등 조건에 맞는 이성을 자동으로 추천해줬다. 이후 3000원 가량을 지불하면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1:1 메시지를 보내거나 추가로 이상형을 찾아볼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상대와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대화가 잘 통하면 실제 만남으로도 이어지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앱의 인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한 이들에게 스펙형 소개팅 앱은 '그림의 떡'이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씨(23)는 "나름 남들이 선망하는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인증 심사에서 떨어졌다"며 "사람을 만나는게 목적인 소개팅 앱에서 이렇게까지 높은 기준을 요구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비슷한 앱을 사용 중인 직장인 박 모씨(26)도 "소개팅앱이 또다른 스펙 연애, 계급 연애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소개팅 앱은 외제차 등록증과 등기부를 심사하거나 근소로득 원천징수 영수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재수, 3수까지 하는 이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성차별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다수 앱에서 남성에게는 경제적인 능력에 까다로운 기준을 두지만 여성에게는 상대적으로 외모에 큰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대학생 조모씨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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