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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여성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만큼 한국 화장품의 대북 진출을 남북한 통합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북한에 직접 완제품 공장을 짓기 보다는 일차적으로 기술 지도를 통해 접촉하고 한국산 화장품을 이해하는 적응 기간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 교수는 "기술지도 기간을 통해 화장품 생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적응기가 지나면 기초 화장품을 시작으로 색조·기능성 화장품 등 개성 공단 내에서 시범 생산을 추진하는 완충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내 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식 수준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고 북한 내 한국산 화장품 소비율이 20% 선에 육박한다면 중저가 라인의 화장품 생산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 인구 수는 약 2500만명(2015년 기준) 가운데 상위 10%인 250만명, 이중에서도 여성인구 125만명이 소비할 수 있는 화장품의 적정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중저가 수준이 가장 합리적 제품 생산 전략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 동안 북한 여성들은 자신을 꾸미는 행위인 '화장'과 '치장'에 대해서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 탓에 관심을 쏟을 여건이 되지 않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교육을 받아 왔다. 또 화려한 색조 화장은 지양하고 간단한 기초 피부 관리 등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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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북한 사회에서 화제가 되면서 주인공 송혜교가 바른 라네즈 립스틱 등 화장품 제품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진출처 :KBS '태양의 후예' 장면 캡쳐] |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와 남북경제연구원이 북한이탈주민 여성 1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가운데 71%가(125명) '아름다운 것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특히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한류열풍에 따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색조 화장품은 물론 주름 방지,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등으로 북한에서도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화장법을 따라하거나 한국 제품을 찾는 수요가 날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수란 남북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북한 화장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초 화장품 위주로 발달해 있었다"며 "북한 여성들의 미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고려하면 색조 화장품에 수요 역시 높아 향후 화장품 시장 진출시 국내업체에서 (색조 화장품 시장을) 노려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 중 북한 관련 사업 구상이 가장 활발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선대 회장은 황해도 평산 출신으로 생전에도 북한 여성들에게 화장품과 비누 등 생활용품을 공급하기 위해 평산에 생활용품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 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서경배 현 회장 또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전개하는 등 북한 수교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룹은 판문점 선언 실행과 미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 관계 변화에 따라 인도적 지원 사업은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등 예기치 못한 위험 요인은 북한 사업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북한 시장이 분명 잠재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정치·외교적 상황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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