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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에 따라 변하는 화성 대기의 메탄 농도. 세로축이 ppb를 의미. 땅속에 얼음이나 결정 형태로 존재하는 메탄이 화성의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사이언스> |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분석 결과 화성 대기에서 발견된 메탄의 양이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바뀌는 현상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7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지난 2004년 유럽의 마스 익스프레스 궤도선이 화성 대기에서 메탄을 포착했다. 일반적으로 메탄은 미생물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합물로 당시 이 발견을 두고 화성 표면에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이 나왔다. 10년 뒤인 2014년 화성 표면에 착륙해 화성을 둘러보던 NASA의 탐사선 큐리오시티는 대기에서 메탄을 발견했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당시 논문에 따르면 화성 대기에서 메탄이 잠시 증가했다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견됐다. 또한 화성 바위에서는 또다른 종류의 유기화합물이 발견됐다. 메탄과 유기화합물의 발견을 두고 생명체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보기는 힘들다. 화성에서 생성된 것인지 아니면 운석 등에 의해 전달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NASA의 큐리오시티는 이후 꾸준히 대기 중 메탄 농도를 측정하던 중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계절에 따라 대기 중 메탄의 양이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NASA는 지난 3년간 화성의 대기를 분석한 결과 메탄 농도는 0.24~0.65ppb(10억분율) 사이에서 계절에 따라 일정한 사이클을 갖고 있었다. 화성 북반구에서 메탄 농도는 여름이 끝날 즈음 정점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많은 양의 메탄이 차가운 화성 표면에 격자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가 여름에 기온이 높아지면 대기 중으로 방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에 따른 기온 변화가 화성 대기의 메탄 농도를 요동치게 하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NASA와 미국매사추세츠공대(MIT) 공동연구진은 7일 사이언스에 발표한 또다른 논문을 통해 화성에서 새로운 유기화합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014년에도 화성 게일 분화구 인근에서 유기화합물이 발견됐지만 어떻게 생성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큐리오시티가 게일 분화구 근처 30억년 된 지형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마치 유기물이 풍부한 지구의 암석에서 발견되는 싸이오펜, 메테인싸이올 등의 분자를 연상시키는 유기분자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화성에서 발견한 유기 분자들은 아마 커다란 분자가 조각나면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복잡한 분자에서 유기화합물이 떨어져 나갔다는 것과 화성 대기 중 메탄의 농도가 계절에 따라 변하는 것을 생명체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보기는 아직 힘들다"면서도 "화성을 연구하면 할수록 인류에게 궁금증과 함께 호기심을 던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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