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신년사다.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한다던 박 사장은 공식 석상에서 늘 '혁신'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1일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스마트폰 렌탈 서비스 'T렌탈'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매할 때보다 저렴하기는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T렌탈은 스마트폰의 통상 사용 기간인 24개월 동안 일정 금액을 월마다 지불하고 최신 스마트폰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24개월 할부구매보다 저렴하고 중고폰 처리가 간편하다는 점에서 반길만하다.
하지만 렌탈 기간 중 다른 모델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렌탈 중인 스마트폰을 새로운 기종으로 바꾸고 싶다면 사용 중인 단말을 구매 후 해당 제품을 다시 렌탈해야 한다. 추가금 없이 새로운 기종으로 렌탈하고 싶다면 계약 기간 24개월을 꽉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 편의보다 24개월간 발을 묶어놓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렌탈(리스) 서비스는 자동차 시장에서 나왔다. 할부 구매보다 경제적 부담이 덜하고 일정 기간을 채우면 새로운 차량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꾸준한 수요층이 있다. 반면 SK텔레콤의 T렌탈은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렌탈의 큰 장점 중 하나가 빠졌다. 반쪽짜리 서비스인 것이다.
특히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명확해진다. 호주 1위 통신사 텔스트라는 2년 전 스마트폰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협력사는 맥쿼리로 SK텔레콤과 같지만 혜택과 소비자 선택권의 폭이 더 넓다. 약정 기간은 24개월로 같은데 18개월 이후 추가 금액 없이 최신 기종으로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12개월이 지난 뒤 99달러(약 8만600원)를 내면 최신 기종으로 바꿔주는 옵션도 있다. 나아가 리스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데이터까지 추가로 제공한다.
SK텔레콤의 올해 최대 과제는 '고객가치 혁신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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