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6년 5개월만에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 가속화 등 대내외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이 추가 금리인상을 부추기고 있지만 실물경제지표 부진, 신흥국 금융불안 등이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우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고용 부진, 작년 성장을 견인한 설비투자의 기저효과로 하반기 생산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한은이 역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한국은행 5월 금통위는 소수의견이 나오며 올해 7월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중 93.0%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를 보면 한국 경제는 1∼2월 높은 기저 영향 등으로 광공업 생산·투자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3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하며 감소 폭을 1.0% 포인트 키웠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기계장비 등의 부진으로 감소로 전환(2월 0.8%→3월 -2.5%)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등에서 감소했으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늘어 증가로 전환(-0.2→0.4%)했다.
설비 투자는 2월에는 전월보다 1.1% 늘었으나 3월에는 7.8% 줄어들며 감소로 전환했다.운송장비는 늘었으나 기계류 투자가 감소한 것이 전반적인 설비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3월 소매판매는 승용차·통신기기 등 내구재는 물론 의복 같은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전월보다 2.7% 늘었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작년 4월보다 1.3%, 카드 국내 승인액은 14.1% 각각 증가했다.
반면 할인점 매출액은 2.0% 줄었고 소비자 심리지수는 107.1로 3월(108.1)보다는 낮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일부 채소류 가격 강세와 공업제품 상승 폭 확대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6% 상승했다.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는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국내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상승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금리 차는 0.50%포인트로 벌어진다. 한은이
시장은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소수의견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금리가 동결된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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