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총수 일가가 해외물품을 들여오는 과정에 회사 조직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는데 그 증거를 입수했습니다.
특히 그룹 내 아무 직책도 권한도 없는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회장 비서실을 통해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대한항공의 한 해외지점장이 받은 이메일입니다.
사모님 지시사항이라며 "제일 좋은 물건 2개 구매해서 보내라"고 써있습니다.
발신자는 조양호 회장 비서실.
메일에서 언급한 사모님은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이사장으로 추정됩니다.
그룹 내 아무 직책도 없는 이명희 씨가 비서실을 통해 개인 심부름을 시킨 겁니다.
앞서 2008년 역시 회장 비서실에서 해외 지점에 보낸 공문을 보면 이런 심부름이 최소 10년 이상 자행돼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공문에는 KKIP 즉 조양호 회장의 아이템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이메일에 최고 경영층을 직접 언급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써있습니다.
따라서 최고경영층이 아닌 비서실을 의미하는 DYS 물건으로 표시하라고 지시합니다.
물건의 자세한 설명도 쓰지 말라고 덧붙입니다.
특히 해외 지점장이 직접 배송하라고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누가 시킨 건지, 무엇을 시켰는지 모르게 하라는 겁니다.
회사 측은 해당 이메일에 대해 비서실에서 이명희 씨의 지시를 보낸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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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