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를 내세운 중국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한국 업체들을 따돌리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처음 나서는 분야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데 더해 저가 수주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업체들이 경험을 쌓아 한국 조선업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발주한 아프리카 또르뚜 가스전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건조 일감은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테크닙FMC이 가져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뛰어든 이번 수주전 초기에는 현대중공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저가를 내세운 코스코·테크닙FMC 컨소시엄에 일감을 뺏겼다. 중국 업체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FPSO를 수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일감을 중국 업계에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프랑스 CMA-CGM이 발주한 2만2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메가 컨테이너선 9척(옵션 3척 포함)의 수주전에서도 현대중공업이 막판까지 경합하다 중국 조선소에 밀렸다.
CMG-CGM이 발주한 선박은 세계 최초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메가 컨테이너선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LNG추진선박은 오는 2020년부터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방안 중 하나다. 국내 조선업계도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에 고부가가치의 일감을 뺏길 때마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탓한다. 그러면서 경험이 부족한 중국 조선소가 공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고부가 영역에서 아직 중국은 경험과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선업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한국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이 쌓이기 전인 지난 2015년 이전에 수주한 프로젝트에서 잦은 설계 변경을 요구받고, 유가가 떨어진 뒤에는 발주처의 인도 거부까지 잇따라 발생해 몇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은 바 있다.
문제는 중국이 경험을 쌓아갈수록 국내 조선업계가 갖고 있던 기술 경쟁력의 우위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시장에서 예전에는 중국 조선업계의 점유율이 미미했지만 지금은 1위"라며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중국 조선업계는 몸집 불리기에도 나섰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빅2 조선소인 중국선박공업진단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의 합병에 대해 예비승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신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현재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을 압도적인 글로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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