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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코리아가 본사 소속 임직원들에게 보낸 프로모션 문자 내용 [사진출처 : 독자제공] |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스킨케어사업부는 전일 화장품 매장 직원들에게 신제품 '수블리마지 렉스트레'의 프로모션 진행을 알리면서 매장직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스킨케어사업부는 '전국의 샤넬 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 수블리마지 기프트가 팡!팡! 터지는 "나는 느꼈다" 컨테스트가 뜨거운 반응속에 진행되고 있어 기간을 4월27일(금)로 연장합니다. 아직 참여하지 않으셨다면 수블리마지 기프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에 꼭 참여하세요! 렉스트레 크렘을 사용하고난 다음날 아침 달라진 피부의 느낌을 한문장으로 표현해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 내용을 발송했다. 대상은 TC 포함 (내부적으로 통용되는 비정규직 임시직원 )샤넬 전직원이다.
해당 프로모션이 도마 위에 오른 데에는 최근 샤넬코리아의 상황과 직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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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 직원들이 백화점 내 부분파업과 피켓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제공 = 샤넬노동조합] |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680억원을 기록하며 최고 성장률을 달성했다. 국내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중 독보적 업계 1위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환율에 따른 물가 조정 등을 이유로 지난해 5월과 9월, 11월 세 차례나 제품 가격을 올리고 올해 초에도 평균 2.4% 기습 인상했다.
그러나 글로벌 브랜드의 명성과 달리 정작 내부 직원 대우에는 인색하다.
매장 판매직의 임금은 기본급과 판매 인센티브, 추가근무 수당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본사가 최저임금 상승률만큼의 기본급 인상을 해주지 않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신입사원과 5년 이상 경력 직원이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이 7.1~16.4% 올랐지만, 샤넬 기본급 인상률은 2~3%대에 그친 셈이다. 게다가 백화점의 오픈과 마감시간을 준비하는 시간 외 수당은 제대로 정산되지 않는 등 임금 체계의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은 0.3%로 1인당 월 6000원, 연 7만2000원 수준이지만 사측은 기본급 인상 대신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내놓으면서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본사는 지난 9일 일부 노조 조합원을 밤늦게 불러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그에 따른 대가성 임금 인상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샤넬 노조는 이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한 바 있다.
샤넬 판매직 A씨는 "아직도 본사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파악이 안되는 듯 하다"면서 "현장 직원들은 처우를 놓고 힘겹게 투쟁에 나서고 있는데 고작 5g 샘플링 이벤트에 참여
직원의 낮은 처우가 대외적으로 공개되면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샤넬코리아는 당장 신제품 알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얘기다.
샤넬코리아 측은 이번 프로모션 진행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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