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어린이는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학길에서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면 기억력 등 인지 기능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교실 등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실외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청소년들도 지속적이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글로벌 보건연구소는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기억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를 최근 학술지 '환경오염'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바로셀로나 지역에서 걸어서 통학하는 39개 학교 학생 1234명의 통학 경로와 대기오염 물질 노출량이 기억력과 주의 집중력 등 인지능력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PM2.5와 검댕에 많이 노출될수록 어린이들의 작업 기억력(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감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오염물질의 노출량이 '사분범위(중간 50%가 얼마나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는지 가리키는 척도)'만큼 증가하면 또래들보다 작업 기억력이 각각 4.6%, 3.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꺼리고 실내에 머무르는 사람이 많지만 실내 역시 미세먼지 안전지대라고만 보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학교 교실은 외부 미세먼지 농도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은 인근 도로 분포가 초등학교에 미치는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해 최근 열린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4차선 도로에서 약 6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A초등학교와 7차선 도로에 인접한 B초등학교, 8차선 도로 및 고가 자동차 전용도로에 인접한 C초등학교의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했다.
차량 이동이 많은 C초교는 A초교와 비교했을 때 미세먼지 농도는 3배 가까이 높았으며 미세먼지 입자수 역시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잡도로에 인접한 학교일수록 학교 주변 및 운동장의 대기오염도 역시 높았다. 이태정 경희대 교수가 전국 35개교 61개 교실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을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날은 학교 실내 미세먼지 역시 최악으로 치달았으며 공사장 주변에 있는 학교는 그렇지 않은 학교와 비교했을 때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태정 교수는 "수업일 실외 대비 실내먼지 농도수준은 PM10의 경우 80~160%, PM2.5는 40~90%까지 나타났다"며 "실외 미세먼지가 높은 날은 환기를 줄이거나 정화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이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식당이나 사무실, 버스, 지하철 등의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연구진이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 2358명을 그룹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사람들이 노출되는 미세먼지의 절반 가량은 실내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실외보다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 조사에 따르면 여름철과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식당이었다. 연구진이 서울시내 20여곳의 식당을 조사한 결과 식당 실내 PM10 농도는 여름철 142.6㎍/㎥, 겨울철은 127.5㎍/㎥로 모두 미세먼지 '주의보'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미세먼지 뿐 아니라 요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배귀남 국가미세먼지사업단장(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과 학교의 미세먼지는 주로 실내에서 유입되고, 입자가 더 작은 나노입자는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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