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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비즈 박진형 기자 |
9일 삼성전자 갤럭시S9 사전 예약 개통 행사에 참석한 IT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를 만나 그들이 원하는 혁신을 물었다. 스마트폰에 관심이 높고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먼저 구매하는데 의미를 두는 얼리 어답터. 이들이 원하는 혁신은 기자의 기대와 달리 예상 가능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또 디자인 변화보다 기능 개선을 중점적으로 얘기했다.
'카메라' '영상편집' '인공지능' '배터리'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얼리 어답터들이 원하는 혁신을 간략하게 정리한 키워드다. 지금 있는 기능을 더 좋게 바꿔 달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혁신은 소비자의 취미와 사용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 다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소비자들이 '완성도'를 얘기했다는 점이다."혁신이지만 완성도가 낮다면 없는 것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최근 중국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혁신 기술과 관련해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초 전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세계 최초 폴더블(Foldable·접이식) 스마트폰, 세계 최초 전면 98% 디스플레이 등의 타이틀을 이미 차지했다. 하지만 양산을 위한 수율을 맞추기 힘들거나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이날 만난 소비자들도 '혁신'을 얘기하면서 언론 매체와 달리 중국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를 비교하지 않았다. '사용자 편의성'에 집중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여 내놓겠다는 국내 제조사들의 전략이 옳은 방향이라는 방증이다.
현재 제조사들이 추구하는 대표적인 스마트폰 혁신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일각에서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기폭제로 폴더블 폰을 꼽는다. 폼펙터(Form factor)의 변화가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폴더블 폰이 소비자가 사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혁신에 대한 얘기를 나눴던 소비자들도 먼저 폴더블 얘기를 꺼낸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아직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폴더블 폰은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 디스플레이는 부품 중 가장 큰 원가 비중을 차지하기에 상승폭이 클 전망이다. 가격 부담이 커진다면 현재 폼펙터의 스마트폰보다 효용이 커야 한다.
폴더블 폰이 출시된다면 소비자들은 현재 폼펙터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병행해 사용할지, 휴대성을 위해 고가의 폴더블 폰을 사용할지 갈림길에 서게 된다. 배터리 효율 측면에서는 전자가 유리해 보인다. 화면이 2배로 커져 배터리가 2배로 빨리 닳는다면 큰 매력은 없을 듯하다. 더군다나 폴더블 폰이 '펼 수 있는' 스마트폰의 진화인지, '접을 수 있는' 태블릿의 진화인지도 아리송하다.
외형적인 변화는 이제 소비자를 놀라게 하기에 한계에 달했다. 소비자도 알고 있다. 스마트폰은 5G 시대에서 스마트홈, 차량 등을 제어하는 '컨트롤러'로써 역할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이 일상에서 땔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하루 종일 사용해도 괜찮을 정도의 배터리 성능이 최고의 혁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키(스마트폰)가 없으면 자동차 시동을 걸 수 없고, 집문도 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을 두고 혁신이 없다는 평가도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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