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다국적제약사 제품의 판권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도입의약품 경쟁이 기업의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매출 규모 상위권의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바이오업체는 이미 특허가 만료된 복제약을 팔면서도 5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다국적 제약사의 전문의약품 중 여러 품목의 국내 판매담당 협력사가 바뀌었다.
대웅제약은 이달부터 CJ헬스케어가 팔던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와 복합제 직듀오를 판매하고 있다. 포시가와 다른 기전(약물이 몸 속에서 작용하는 과정)을 가진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를 연매출 740억원대로 키운 대웅제약은 포시가와 제미글로가 시너지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제미글로는 국내 제약사인 LG화학이 개발해 제조하고 있다.
한독은 릴리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의 판권을 3년만에 다시 확보했다. 시알리스의 특허가 만료된 뒤 매출이 급감하자 개발사인 릴리가 다시 한독에 판매를 맡긴 것이다. 한독은 시알리스 판권 확보를 계기로 다른 비뇨기 관련 제품의 매출도 키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일동제약도 지난달부터 노바티스의 대상포진치료제 팜비어를 판매를 맡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 제품의 판권을 확보하는 이유는 회사의 매출 규모를 늘리기 수월하다는 데 있다. 판권을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의 품목 차제도 블록버스터급(연매출 100억원 이상)인 데다 기존에 팔던 의약품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업력이 긴 제약업체들은 도입의약품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 2016년 기준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은 55.8%로 제약업계에서 가장 높다. 이어 녹십자 44.5%, 대웅제약(개별 기준) 39.14%, 종근당 37.1% 순이다. 도입의약품약 매출 비중이 10%대 안팎에 불과한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매출 규모 순위와 도입의약품 매출 비중 순위가 같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기준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매출 규모 순)의 영업이익률은 모두 10%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도입의약품 매출 비중이 낮은 한미약품(9.13%)과 종근당(8.8%)이 높은 편이다.
반면 상대적 업력은 짧지만 제품을 팔고 있는 주요 바이오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50% 안팎이다.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격인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 팔고 있는 셀트리온은 지난해 58.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미 특허가 만료된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제조업체인 메디톡스와 휴젤의 영업이익률도 각각 49.7%와 56%다.
바이오업체들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 새로운 경쟁자가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특허기간이 만료된 뒤 화학제제는 쉽게 복제약을 만들 수 있지만, 바이오제제는 어렵다. 때문에 품목 분류도 '비슷하다'는 의미인 '시밀러'를 사용한 바이오시밀러다. 보툴리눔톡신 역시 의약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균주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세계적으로 제한적인 업체들만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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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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