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세제를 몸에 바르고 심지어 변기용 세정제를 삼키는 안전사고가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열기 어려운 보호포장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 보니 서너 살 아이도 제품 뚜껑을 쉽게 열 수 있는 탓입니다.
민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주방 세제와 표백제, 다목적 세정제까지 집안 곳곳에 쓰이는 생활화학제품입니다.
뚜껑을 돌리면 바로 열립니다.
주부 이영숙 씨는 4살짜리 아들이 얼룩제거용 세정제를 몸에 바르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인터뷰 : 이영숙 / 주부
- "제가 주방에서 잠깐 일을 하고 있는 사이에 세정제를 이미 열어 놨고요. 액체를 온몸에 얼굴에 다 바르면서 놀고…."
지난 3년 동안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어린이 안전사고는 200건.
변기용 세정제를 삼키거나, 차량용 세정제를 눈에 뿌려 병원에 실려간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이 보호포장 관련 규정이 있지만, 일부 액체형 제품만 규제하다 보니 허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주방 세제를 갖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손에 힘이 약한 아이들도 뚜껑을 돌려 여는데, 보호포장이 된 제품은 열지 못합니다.
▶ 스탠딩 : 민지숙 / 기자
- "어린이 보호포장이 되어 있는 제품의 경우, 한쪽으로 돌리기만 해선 그대로 열리지 않습니다. 화살표 방향대로 한번 힘을 주어 누른 채로 돌려야만 뚜껑이 열리게되어 있습니다."
▶ 인터뷰 : 신국범 / 한국소비자원 팀장
- "선진국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들어가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에 대하여 어린이보호포장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화학제품이 위험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영상취재: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