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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달현 KT 팀장(맨 왼쪽)이 22일 올림픽 통신 컨트롤타워인 강릉 네트워크센터에서 5G 통신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강릉 = 김정환 기자] |
강원 강릉시내 KT서강릉지점. 평창동계올림픽 네트워크센터가 구축된 이곳은 첨단 5세대(5G) 통신망을 관장하는 올림픽 통신 '컨트롤 타워'다. 보안구역에 들어서니 8개 대형 디스플레이가 경기가 열리는 강릉·평창 통신망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서늘한 방에는 어른 키만한 통신 서버들이 가득 차 웅웅거린다. 직원들이 그 사이를 바쁘게 오가며 이상 징후를 감시하고 있다.
25일 평창올림픽이 폐막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한 '숨은 공신'은 단연 인프라스트럭처 기업들이다. 올림픽은 단순히 선수들이 메달만 겨루는 대회가 아니다. 국가 인프라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기술 경연장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통신·철도 현장에서 24시간 철야 모드로 대회를 떠받친 '보이지 않는 손'이 됐다. 경기 장면을 고성능 통신망으로 전송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생생히 볼 수 있게 했고, 구름떼 같은 방문객을 묵묵히 목적지까지 실어 나르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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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행KTX를 제작한 현대로템의 직원이 강릉차량사업소에 입고된 KTX 축전지를 점검하고 있다 [강릉 = 김정환 기자] |
5G는 종전 통신망(4세대 LTE)에 비해 속도는 20배 빠르고 처리 용량은 100배 불어난 일종의 '통신 고속도로'다.KT 센터는 이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통신 교통경찰' 역할을 자처했다.
각종 가상현실(VR)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평창 시내를 달린 자율주행차의 교통 인식 정보 등이 5G망을 타고 오갔다. 군·경찰, 도로공사, 소방서 등 핵심 기관 전용망 1422개를 관리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현장 팀은 강릉·평창·횡계·원주 등을 일일히 순회하며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배지훈 KT 강원무선운용센터 팀장은 "지난달부터 직원 100명이 3교대, 24시간 체제로 쉬는 날 없이 근무했다"며 "우리는 스스로를 '동계올림픽 100인의 결사대'라고 부른다"고 환하게 웃었다.
조달현 KT 강원유선운용센터 팀장은 가장 걱정됐던 점으로 유달리 강했던 '동장군'을 꼽았다. 그는 "날이 워낙 춥다보니 야외 통신장치 배터리 효율이 낮아질까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이 때문에 유사시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비상 발전기를 탑재한 차량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하늘에 통신 인프라가 있다면 땅에는 철도가 있다. 강릉차량사업소 정비고에 들어가자 현대로템 기사가 KTX 축전기와 운전석 패널을 살피는데 여념이 없다.
현대로템은 이번 대회를 위해 서울~강릉을 잇는 경강선 KTX를 제작했다. 대회 기간 경강선 KTX를 탄 승객은 약 100만명. 이들 무사고 운송을 뒷받침한 주인공이 현대로템 특별 태스크포스팀(TFT)이다.
현대로템은 올림픽 기간 TFT를 꾸려 2교대 24시간 체제로 80명을 투입했다. 모두 평균 업력 10년 이상된 베테랑들로 열차를 직접 개발한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경강선 KTX에 하루 15회씩 탑승해 열차 내부 150군데를 점검하며 승객 불편사안을 꼼꼼히 챙겼다.
김창해 현대로템 고속전철 CS팀장은 "TF에 유달리 연
김 팀장은 "올림픽은 국가적인 대행사"라며 "마지막까지 조금이라도 실수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릉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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