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신약 개발은 물론 국내외 허가와 완제품 생산·판매·마케팅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제약사(Fully Integrated Pharma Company·FIPCO)로 도약한다.
SK바이오팜은 독자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 및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파트너사가 아닌 '자체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JP모건 코리아 컨퍼런스'에 참석, 국내최초로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 출시 이후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FIPCO'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국내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들의 신약개발 모델은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효능을 검증한 임상 1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아도 잠재 가치의 10% 수준의 수출료를 받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임상 3상시험까지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자금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최근 임상 3상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면서 가치를 키우는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 판매와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할 계획이다. 뇌전증이라는 질환 특성상 치료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적은 마케팅 조직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게 회사 측 판단이다.
조 대표는 발표 후 기자와 만나 "그간 한국 기업들의 기술을 사가서 다국적 제약사가 하던 일을 우리가 '윈윈 모델'로 가치를 공유하며 협업하겠다는 것"이라며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초기부터 대량 생산 계획과 평균 약가 등을 미리 예상할 수 있다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허가는 종합제약사로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17개국에서 세노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진행중으로 연내 FDA에 신약승인신청(NDA)을 하는 것을 목표로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법인에 마케팅 조직을 설립하고 업계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등 글로벌 판매 및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세노바메이트 연매출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만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특허가 만료되는 10여년간 수익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신약이 탄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노바메이트가 출시되면 SK바이오텍에서 생산을 맡는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공장의 노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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