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지난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JP모건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세노바메이트 등 개발중인 신약 제품의 임상 경과와 상업화 일정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국내최초로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 출시 이후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FIPCO'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이 필수인 환경에서 '신약주권'을 실현하고 나아가 국내 제약사·바이오벤처와의 가치공유 및 협업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투자자들은 국내 제약업계 사상 유례가 없는 '신약 자체 판매' 계획에 큰 관심을 보였다. 국내 제약사나 바이오벤처들의 신약개발 모델은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효능을 검증한 임상 1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아도 잠재 가치의 10% 수준의 수출료를 받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임상 3상시험까지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자금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최근 들어 임상 3상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면서 가치를 키우는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와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주도겠다고 나선 것이다. 뇌전증이라는 질환 특성상 치료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적은 마케팅 조직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회사 측 판단이다.
조 대표는 발표 후 기자와 만나 "투자자들에게 25년간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과 잠재력에 대해 설명했다. 1993년부터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빅파마가 주도하는 모든 공정을 경험했고, 그 노하우를 시스템으로 만들어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축적된 독보적인 노하우와 경험을 국내 제약사, 바이오벤처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공유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간 한국 기업들의 기술을 사가서 다국적 제약사가 하던 일을 우리가 '윈윈 모델'로 가치를 공유하며 협업하겠다는 것"이라며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초기부터 대량 생산 계획과 최종 단계에서 평균 약가 등을 예상할 수 있다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우리가 쌓은 노하우를 공유해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허가는 이러한 가치공유 모델과 종합제약사로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17개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진행중이며, 연내 FDA에 신약승인신청(NDA)을 목표로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법인에 마케팅 조직을 설립하고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등 글로벌 판매 및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세노바메이트의 연매출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만 1조원 이상으로 예측되며, 통상 특허가 만료되는 10여 년간 동안 수익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신약이 탄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노바메이트가 출시되면 SK바이오텍에서 생산을 맡는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공장의 노하우와 SK바이오텍이 보유한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만드는 첫 '메이드 인 코리아 신약'이 된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은 SK(주)의 100% 자회사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5년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지를 받으며 신약개발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해왔다. 이번에 발표한 국내 제약사·바이오벤처와의 가치공유 모델도 최 회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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