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고문 겸 보좌관은 이번 방한에서 '패셔니스타'의 면모보다, 패션을 선보이는 그때그때의 여건(TPO, Time·Place·Occasion)에 주력한 실용적 의상을 주로 선택했다. 평소의 화려한 면모보다 자신이 '미국의 대표자'로 방한했음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되, 단순함 속 세련미를 부각하는 옷으로 절제된 균형감을 과시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이방카 고문이 공항 패션에서부터 스타일리쉬함보다는 편안함을, 본인 스스로의 멋보다 '아메리칸 스타일' 자체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풀이했다. 23일 오후 공항에 도착한 이방카 고문은 하운드 피스(사냥개 이빨) 패턴의 체크무늬 롱코트, 깔끔한 화이트톤 롱원피스와 검은색 레이스업 부츠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한쪽 손에는 상당한 사이즈의 보스턴 빅백을 들어 포인트를 줬다.
여러모로 세련미보다는 '편안함'과 '균형미'에 초점을 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박만현 스타일리스트 겸 피알라인 대표는 "남성적인 블랙 컬러 빅백과 슈즈를 통한 여성미·남성미의 조화, 코트와 안쪽 원피스 간의 적절한 균형미가 돋보인다"며 "여러 의견 간 중재와 조율에 익숙하며,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스타일임을 강조하는 패션"이라고 설명했다.
자국의 전통적인 '아메리칸 럭셔리 패션'을 구현, 스스로가 미국을 대표하는 이로 왔음을 강조하고자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핸드백 브랜드 'H by 이카트리나뉴욕'의 이연주 CF인터내셔날 대표는 "코트와 원피스, 귀걸이 등을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클래시컬 패션을 표현했다"며 "가령 진주 귀걸이는 일명 '아메리칸 클래식'의 상징으로, 미국 영부인 등 국가적으로 등장하는 이들이 자주 쓰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날 이방카 고문이 입은 롱코트는 미국 브랜드 '랄프 로렌'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선수단복과 같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브랜드 일치를 통해 일체감을 주는 한편, '미국 대표'라는 양측의 공통된 지위를 강조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이에 더해 "핸드백이나 신발을 통해 트렌디한 모습도 동시에 강조, 옛 것과 새 것 차이에서 균형감을 갖춘 모습"이라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미국 대표'로서의 면모는 방한 당일 청와대 만찬 패션에서도 지속됐다는 평가다.
만찬에 이방카 고문이 입고 나온 의상은 검은색 원피스, 같은 색의 스타킹·구두까지 전부가 검은색이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격식을 갖추는 동시에,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을 국가 대표자로서 애도하려는 의미"라며 "하지만 동시에 의상 어깨 부분에 포인트를 줘, 외교적 목적에 맞을 법한 자신감·진취성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한 둘째날 평창에서 올림픽 경기 관람차 보인 패션은 전날의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붉은색 점프 슈트, 빨강과 파랑이 엇갈리는 원피스를 착용해 전반적으로 원색이 늘었다. 이들 색상은 미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