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은 CJ제일제당 냉동마케팅담당 상무가 지난 21일 인천시 중구 냉동식품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비고 만두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img.mbn.co.kr/newmbn/white.PNG) |
↑ 최자은 CJ제일제당 냉동마케팅담당 상무가 지난 21일 인천시 중구 냉동식품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비고 만두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지난 21일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냉동식품공장. 눈을 한번 감았다 뜨면 금세 '만두의 홍수'가 펼쳐졌다. 족히 수천 개에 달하는 비비고 만두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 거대한 찜통을 향해 차례로 이동했다. 끝없는 만두 행렬은 마치 대군(大軍)의 행진을 보는 듯 했다. 생산라인 뒤쪽으로 가보니 성형기 2대가 1분에 280개씩 비비고 만두를 쏟아낸다. 만두피를 물결 모양으로 봉합하는 이 성형기는 특허까지 받았다고 한다. 물결 모양으로 한번만 봉합하면, 만두피를 접어 두번 봉합하는 것보다 두께가 얇아지는 게 핵심이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공정 모습](//img.mbn.co.kr/newmbn/white.PNG) |
↑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공정 모습 |
공장의 다른 한 켠에선 고기와 물밤이 깍두기 마냥 '사각'으로 썰리고 있다. 사각썰기 공법은 고기와 야채를 갈아 만두소에 넣은 기존 공법보다 육즙과 식감을 살릴 수 있다. 2013년 비비고 왕교자 개발 당시 도입됐던 이 공법은 현재 한섬만두 등 후속 제품에까지 모두 적용된 상태다. 비비고 만두 전용 밀가루를 3000번 이상 치대는 반죽 공정도 상당히 독특했다. 비비고 왕교자가 공전의 히트를 친 배경에는 1년 넘게 개발한 색다른 생산 공정이 있었던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부터 이같은 생산 공정 노하우를 해외에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공정 모습](//img.mbn.co.kr/newmbn/white.PNG) |
↑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공정 모습 |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1등 만두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비비고 만두의 국내외 매출을 1조원으로 늘리고, 해외 시장 비중도 70%까지 끌어올려 세계 속 '한국 만두 전성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날 최자은 CJ제일제당 냉동마케팅담당 상무는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비고 만두 매출은 2016년 3300억원에서 지난해 5043억원으로 무려 52%나 성장했다"며 "작년 국내에선 2660억원, 해외에선 23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성과를 발표했다. 앞으로도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해 향후 3년간 비비고 만두의 누적 매출을 2조 5000억원까지 높이겠단 입장이다.
최 상무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특히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만두 시장에서 15.2%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약 6조원 규모의 글로벌 만두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가지며 업계 5위로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만두 시장 1~3위는 중국의 만두 제조업체인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이 각각 차지하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1위란 목표 아래 생산거점을 미국, 중국, 러시아, 베트남, 독일 등 5개국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글로벌 생산 거점은 미국과 중국 2곳만 꼽히곤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주요 5개국의 생산 설비를 강화해 현지 맞춤형 만두를 내놓을 계획이다. 먼저 미국에선 600억원을 투자한 동부 뉴저지 지역의 세번째 공장이 다음달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캘리포니아 풀러턴, 뉴욕 브루클린 공장과 함께 시너지를 내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뉴저지 공장이 완공되면 미국의 B2B 만두 시장도 진출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공정 모습](//img.mbn.co.kr/newmbn/white.PNG) |
↑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 비비고 왕교자 생산공정 모습 |
러시아에서도 다음달부터 비비고 만두 현지 생산에 들어간다. 지난해 인수한 러시아 만두업체 '라비올리'의 생산 공정을 정비해 러시아 내수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 전체를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중국 북부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베이징 인근 요성에 설립한 신규 공장도 지난달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기존 남부지역 거점인 광저우 공장의 규모도 지난해 하반기 3배 이상 늘어났다. 황석희 CJ제일제당 생산팀장은 "똑같은 기계로 만두를 만들어도 냉각 온도, 라인 길이, 라인 속도 등을 어떻게 설정해두느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며 "한국 생산 공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중국 생산 기지에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생산기지 역시 지난해부터 운영돼 비비고 만두를 생산 중이다. 베트남에선 2016년 인수한 '까우제'에서 동남아식 만두를
만들어 비비고 만두와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주요 5개국 외에도 남미,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만두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나아가 해외 만두·냉동식품 생산 업체를 적극적으로 추가 인수·합병해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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