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에게 성추행은 물론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이 씨의 상습적인 추행이 번번이 묵인되는 것을 보고 고민 끝에 폭로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민지숙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윤택 씨로부터 19살이던 2001년과 2002년 두 번의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한 여성 연극인이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16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앞서 다른 이들의 폭로를 통해 아팠던 기억과 마주하게 되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적었습니다.
극단의 여러 여성들은 이 씨로부터 이른바 '안마'를 강요받았는데, 이를 거부하면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 각자 모른 체하며 지냈다고 썼습니다.
또 한 여성 연출가는 SNS에 올린 글에서 "매일 밤 막내 기수 여자들이 조를 나눠 연출의 안마를 담당했다."며 이 씨의 성추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졌음을 폭로했습니다.
특히 얼마 전 이 씨가 또 다른 성추행을 하고도 조용히 정리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고민 끝에 고백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속되는 미투 고백에 연극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입니다.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씨를 회원에서 제명했고, 한국연극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진상 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하루 만에 1만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사태가 확산되자 이윤택 씨는 오늘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직접 공개사과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영상편집: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