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대형 화재사고가 잇따르자 집이나 사무실에 소화기를 구비해 놓으려는 사람이 늘어 '소화기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재용품 전문매장에서는 소화기가 대부분 동났고, 소화기 제조공장에는 주문이 밀려 다음 달 중순은 돼야 물량이 풀릴 정도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경남 밀양 세종병원 등에서 화마가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가자 소방방재용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한 소화기 공장에는 소화기를 소매로도 판매하느냐는 전화가 하루에도 20∼30통씩 걸려오는 수준이다.
공장 관계자는 "건조한 겨울철이면 소화기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2월까지 물량이 부족해 허덕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에는 개인 고객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4∼5배 수준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화기 공급물량이 유난히 부족한 데에는 만든 지 10년이 지난 분말소화기를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겹친 영향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분말소화기 사용기한을 10년으로 정하고, 성능검사를 받으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소방용품의 품질관리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지난 1년은
소화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가격도 상승했다. 인터넷 등에서 소화기는 2만5000원에 판매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0∼30% 정도 오른 수준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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